[시사 키워드] 남 쿠릴 열도
  • 고제규 기자 (unjusa@e-sisa.co.kr)
  • 승인 2001.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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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간 꽁치 분쟁으로 남(南) 쿠릴 열도에 긴장감이 팽팽하다. 일본이 '북방 4개 섬'이라고 통칭하는 남 쿠릴 열도는 러·일의 대표적인 분쟁 지역이다. 일본은 에로토후·구나시리·시코탄·하보마이 섬이 자국 영토라며 러시아에 반환하라고 요구해 왔다.

남 쿠릴 열도가 러시아(옛 소련)로 편입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다. 1945년 2월 얄타 협정은 '사할린 남부와 인접한 제도를 소련에 반환한다'고 못박았다. 이 때부터 남 쿠릴 열도는 러시아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우리 원양업체들은 국제법에 따라 1999년부터 러시아와 협상해 입어료를 내고 남 쿠릴 열도 해역에서 꽁치를 잡아 왔다. 일본도 우리의 어업 활동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느닷없이 남 쿠릴 열도가 일본 영토이므로 우리 어선의 조업은 일본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이같이 억지를 부리는 것은 '고이즈미 열풍'과 무관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우향우 행보로 일본 국민 사이에 유례 없는 인기를 얻고 있는 고이즈미 내각이, 7월29일 참의원 선거용으로 꽁치 분쟁을 조장하고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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