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규 의문사진상규명위원장
  • 고제규 (unjusa@sisapress.com)
  • 승인 2002.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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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이 떠나라니 그만둘 수밖에…”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진상규명위) 양승규 위원장(68)이 낙마했다. 1월15일 양위원장은 청와대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김형태·문덕형 상임위원도 동반 사퇴 의사를 밝혀, 2000년 10월 출범한 진상규명위가 좌초 위기에 빠졌다.


양위원장의 사퇴를 부른 것은 지난해 12월 유가족의 점거 농성이었다. 의문사 유가족들이 진상 규명에 진전이 없다며 위원장실을 점거하고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진상규명위의 파행은 출발할 때부터 예견되었다. 형식적인 조사권만 가진 진상규명위의 활동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국정원·기무사 등 관련 기관의 협조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접수된 의문사 83건 가운데 고작 14건만이 처리되었다.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밑거름이 되겠다던 양위원장은 1980년 신군부에 반대한 ‘104인 지식인 서명’에 연루되어 고초를 겪었다. 그런 그에게 이번 사태는 더 심한 마음 고생을 안겨준 것 같다. 사퇴서가 처리되지 않았는데도 양위원장은 출근하지 않고 있다. 고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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