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업체 ‘폭탄 제거반’ 가동
  • 고재열 (scoop@sisapress.com)
  • 승인 2002.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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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학생들은 미팅을 할 때,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친구를 꼭 데려간다. ‘폭탄 제거반’이라 불리는 이들은 참가비를 면제받는 대신 미팅에 나온 상대방 이성 중에서 가장 인기가 없는 사람과 파트너가 되는 악역을 수행한다.




한 중견 결혼정보업체가 이 ‘폭탄 제거반’을 활용해 인기 없는 회원을 관리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이 업체는 무료 남성 회원을 모집해 유료 남성 회원에게 소개하기 ‘민망한’ 여성 회원을 전담시켰다.
이 업체가 사람들의 공짜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한 이런 ‘꼼수’를 쓰게 된 것은 회원 성비에 ‘수급 불균형’이 생겼기 때문이다. IMF 이후 취업이 잘 되지 않자 결혼을 도피처로 생각한 여성들의 회원 가입이 부쩍 늘었다. 이에 반해 취업난으로 인해 남성 회원들의 신규 가입은 비슷하거나 줄어들었다.


지난해 이 업체로부터 무료 회원 제의를 받고 가입한 한 남성은 팔자에 없는 ‘폭탄 제거반’ 노릇을 하느라 홍역을 치러야 했다. 10여 차례 여성을 소개받았는데 외모와 성격 모두 남성들이 싫어할 만한 요소만을 두루 갖춘 여성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가장 정상적인 여성은 ‘어깨’ 오빠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재래 시장에서 옷장사로 자수성가한 ‘억순이 처녀’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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