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우정씨
  • 이숙이 기자 (sookyi@sisapress.com)
  • 승인 2002.06.10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억눌린 자 위하여 평생을 바치고…



여성운동계의 대모로 알려진 이우정 전 의원이 5월30일 7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틀 전 뇌출혈로 의식을 잃고 병원에 입원한 뒤 끝내 깨어나지 못한 것.


신소설 <자유종>을 쓴 이해조씨의 친손녀인 고인은 경기여고 시절 일제의 정신대 차출을 피해 숨어다니면서 처음 기독교를 접했다. 캐나다 유학 후 1953년 한신대 교수로 취임한 고인은 ‘해방 신학’을 접하면서 억눌린 자들의 고통에 눈떴고, 1970년대 유신을 반대하는 기독자 교수 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해직된 뒤에는 여성 노동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986년 한국여성단체연합을 창설해 권인숙양 성고문 사건 등을 파헤치고, 민주화운동 구속자의 어머니와 부인 들을 모아 ‘목요기도회’를 창설하는 등 여성이 민주화운동의 주체로 거듭나는 데 기여했다.


1991년 신민당 수석최고위원으로 정치권에 발을 디뎠으며, 14대 전국구 의원과 제2건국위 공동위원장, 민주당 상임고문 등을 지냈다. 평생 독신으로 지낸 고인의 장례는 6월3일 사회장으로 치러졌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