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 개그
  • 차형석 기자 (cha@sisapress.com)
  • 승인 2004.11.16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독히 난해하거나 너무나 단순하거나
 
초코파이에는 초코가 얼마나 들어 있을까? 요즘 유행하는 공대생 개그에 따르면, 답은 32%이다. ‘초코파이’를 분모로 하고, ‘초코’를 분자로 한다. 여기에 100을 곱한다. 공약수를 지우듯이 글자 ‘초코’를 지우면, 분자에는 ‘파이’만 남는다. ‘파이’는 원주율(약 3.14)이다. 100을 ‘파이’로 나누면 32%가 나온다(사진).

공대생 개그는 두 가지로 분류된다. 우선 공대생의 생활이 단순하다는 점을 부각한 대중적 유머가 있다. ‘공대생이 제일 많이 하는 세 가지 말은 1. 밥 먹었냐? 2. 리포트 썼냐? 3. 저 여자 예쁘다이다’, ‘공대생의 대화. A:매트릭스 봤냐? B:헉! 거기도 시험 범위냐?’ 등등(매트릭스는 ‘행렬’이라는 뜻).

두 번째는 공대생만이 이해하는 유머다. 예를 들어 ‘공대생이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1. ‘코끼리’를 low pass filter에 통과시킨다. 그럼 ‘고기리’가 나온다. 2. ‘고기리’에 circular right shift 연산을 한다. 그럼 ‘리고기’가 된다. 3. ‘리고기’를 증폭률이 5인 op-amp에 통과시킨다. 그럼 ‘5리고기’가 된다. 4. 이제 오리고기를 냉장고에 넣는다) 같은 ‘난해 유머’다. 공대생은 이걸 보고 웃는단다.

최불암 시리즈가 한국 사회의 권위주의에 대한 조롱이었던 것처럼, 유머는 시대를 반영한다. 공대생 개그는 위기감을 느끼는 이공계 대학생들의 자학적 유희일지도 모른다. 자로 잰 듯한 논리와 수학 공식에 빠져 있는 새 어느덧 세상에서 처져 있는 듯한 불안감. 이것이 공대생 개그의 원천이 아닐까.

지관순양이 뜨고 아라파트는 졌다. 지양은 지난 11월7일 ‘도전 골든벨’에서 마흔세 번째로 골든벨을 울린 여고생이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검정고시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아르바이트로 학업을 이어온 지양이 골든벨을 울리자 녹화장은 울음바다로 변했다. 울음바다가 되기는 팔레스타인도 마찬가지. 아라파트가 사망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파업을 선언하며 산개 투쟁에 나섰다. ‘철밥통이 무슨 노조냐’는 비난도 있지만, 공무원들은 ‘철밥통’을 잃을지도 모르는 외로운 투쟁에 나섰다. 11월17일은 수능 시험일. 1980년대 그룹사운드 송골매의 노래를 ‘노가바’(노래 가사 바꾸기)한 수능 대박송이 인기를 끌고 있다. 파리 한 마리 때문에 생긴 방송 사고를 담은 동영상(이른바 파리 동영상)도 네티즌의 배꼽을 잡게 했다.

눈에 띄는 스포츠 소식 두 가지. 타이거 우즈가 내한해 몽고메리·최경주·박세리와 함께 ‘환상의 샷’을 선보였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선수들의 선전도 코치진의 ‘환상의 샷’ 때문인가. 선수들의 무단 이탈 사건으로 선수들이 그동안 구타와 비인간적 언어 폭력에 시달려 온 것이 드러났다. 꼴찌면 어떤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11월 둘째 주 급상승 키워드 10
1. 고현정
2. 공대생 개그
3. 지관순
4. 파리 동영상
5. 아라파트
6. 수능 대박송
7. 전국공무원노동조합
8. 고려불화
9. 쇼트트랙
10. 타이거 우즈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