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주민등록번호가 줄줄 새고 있다. 지문날인반대연대와 정보인권활동가 모임이 지난 3개월 동안 공공기관 홈페이지 100개를 무작위로 선정해 조사했는데, 31%인 34개 홈페이지에서 주민등록번호가 드러난 채 방치되어 있었다. 검찰청·국군기무사령부 등 국가 핵심 기관 73개만 놓고 보면 주민등록번호 노출률은 41%에 달했다.

정보 인권을 앞장서 지켜내야 할 국가인권위원회나 개인 정보 보호를 감독하는 행정자치부 산하 기관도 포함되었다. 국회나 국립도서관처럼 민원 상담을 위해 입력한 개인 정보를 방치한 경우가 많았고, 한국관광공사나 재경부처럼 홈페이지 공지 난을 통해 버젓이 주민등록번호를 드러낸 경우도 있었다.

시민단체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개인 식별 번호나 다름없는 주민등록번호 제도 자체를 없애는 발상의 근본적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업계는 현재 국회에 상정된, 주민등록번호 수집과 이용을 제한하는 개인정보 보호 법안마저 비현실적이라며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