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은 일종의 기술이다. 그것은 악기 연주나 운동 경기와 유사하다. 항상 일정한 규칙을 따른다는 점에서 그러하며, 또한 체계적인 교육과 끊임없는 연습과 훈련을 통해서만 습득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숙련된 사람들의 능숙한 솜씨는 너무나 자연스러워 오히려 쉬워 보이기까지 한다는 공통점도 지닌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은 재즈 음악과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 능숙한 재즈 연주자의 현란한 애드 리브는 언뜻 듣기에 아무렇게나 마구 연주하는 듯하지만, 주어진 리듬과 주제라는 틀을 크게 벗어나는 일은 없다. 즉흥 연주를 하는 동안에는 잠시 뒤에 어떤 음을 어떤 순서로 배열하게 될지를 연주자 자신도 알지 못한다. 연주자는 다만 어떤 주제를 연주하겠다는 의도만 가지고 연주를 시작할 뿐이다. 재즈 음악의 완결된 구조는 항상 연주가 끝난 뒤에 발견될 뿐이다.
커뮤니케이션 역시 일종의 즉흥 연주다. 우리는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겠다는 의도만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정확하게 무슨 단어를 어떤 순서로 나열해서 이야기하겠다고 미리 다 계획하고 정한 뒤에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 이야기하는 도중에는 자기가 다음 문장에서 정확하게 어떤 단어를 어떤 순서로 배열하게 될지 알지 못한다. 다만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리라는 의도만 지니고 즉흥적으로 단어 하나하나를 발화하게 되는 것이다.
재즈 연주와 마찬가지로 커뮤니케이션의 즉흥성 역시 탄탄한 기본기와 많은 훈련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교육은 체계적인 말하기 훈련을 너무 소홀히 다루어 왔다. 우리는 문자와 텍스트 위주의 읽기와 쓰기 교육만을 주입식으로 받았을 뿐이다. 하지만 자라나는 다음 세대에게는 이제부터라도 체계적인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해야 한다.
초중고 각급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대학에서도 대중 연설과 토론 기법의 기본적 소양은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 민주 시민 양성과 리더십 함양을 목표로 하는 미국의 유명 대학에서는 대중 연설(public speaking)이 어느 것을 전공하는 학생이든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교양 필수 과목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흔하다.
사회적인 여러 가치(권력·부·명예)를 획득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 바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모든 사회적 가치는 결국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상대방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설득하고 감동시킬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를 지닌 사람이다. 우리 자손들에게 고기보다도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할 때, 그 ‘잡는 법’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커뮤니케이션은 내 머리 속에 존재하는 생각을 끄집어내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단순한 의사 소통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커뮤니케이션은 온몸으로 하는 것이다. 제스처·표정·목소리·눈빛은 모두 커뮤니케이션의 일부다. 부드럽고 온화한 표정과 호감을 주는 목소리, 맑고 밝은 눈빛, 신뢰감을 주는 인상은 모두 커뮤니케이션 교육이 지향할 바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단순히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커뮤니케이션은 대인 관계를 전제로 한다. 커뮤니케이션을 잘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은 곧 대인 관계를 잘 맺는 능력을 길러준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협동 학습 등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교육은 그래서 곧 인성 교육이기도 하다. 겸손함과 자신감을 동시에 지녀야 상대방을 설득하고 감동시키는 훌륭한 커뮤니케이터가 될 수 있다. 강한 리더십, 훌륭한 인간성, 원만한 인격은 모두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으로 평가받는 사람이나 연인과 아름다운 사랑에 빠져 있는 사람, 혹은 성공한 세일즈맨은 모두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의 결과를 향유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당신의 인생을 결정한다. 혹시 지금까지의 인생이 잘 안 풀렸다고 생각하는가? 인생 역전을 바라는가? 그렇다면 오늘부터라도 당장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는 데 힘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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