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똑똑한 부자’ 만들기
  • 박정일 (제일은행 수신상품팀 팀장) ()
  • 승인 2003.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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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은 부모의 성화에 못 이겨 학원 가랴 과외하랴 이리 뛰고 저리 뛰어 다니는 원격 조정 로봇이 된 지 오래다. 반면에 평생 자산이 될 경제 교육 기회를 전혀 갖지 못하고 있다. 이제 ‘편식 교육’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영어·수학만 잘한다고 자녀의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자녀를 경제적으로 미래의 종이 아닌 주인으로 키우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자.






선입견을 버려라:한국인들은 ‘경제’하면 ‘돈’만 연상해 경제 교육을 일찍 하면 ‘돈만 밝히는 아이’로 성장할까 봐 걱정한다. ‘부자는 하늘이 내린다’며 돈 버는 법을 알려주는 것을 부도덕한 것으로 여긴다. 부자는 무조건 비판 대상이며, 그들의 소비는 죄라고 손가락질한다.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금전 교육이란‘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식의 도덕 교과서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휘어잡는 유태인들은 ‘가난을 죄’라고 가르친다. 또한 부자는 교육으로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으며, 또 그렇게 하고 있다. 유태인과 한국인 간의 차이는 어릴 때부터 돈과 경제를 제대로 알려주느냐 아니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 교육은 실천 교육:자녀에 대한 경제 교육은 하루나 이틀 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실천 교육이자 생활 교육이어야 한다. 그리고 경제 교육은 자녀와 부모가 함께 받아야 한다. 경제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생활 원리이자 생활 지침이다. 바로 이것을 자녀에게 가르쳐야 한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생생한 교육 현장이 널려 있다. 이런 곳에서 얻게 되는 경험은 경제에 대한 태도 형성에 큰 도움을 준다. 또한 경제와 관련한 중요 기사는 스크랩해 냉장고나 책상 위 등 자녀가 쉽게 접촉하는 곳에 부착해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돈의 진정한 의미를 깨우쳐라:돈이 땀 흘려 일한 대가라는 것을 분명하게 가르친다. 이것은 예상치 못한 공돈에 맛을 들이지 못하도록 하는 예방책이자 노동의 중요함을 알게 해주는 산 교육이다. 일하는 데서 오는 기쁨과 즐거움을 아는 아이는 나중에 성인이 되어 직장(또는 사업)에서 보람을 얻고 성공할 수 있다. 또한 돈은 남을 도울 수 있는 자비로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가르친다. 불우 이웃 돕기 등에 성금을 기부할 때는 자녀도 동참하게 한다. 자녀가 자진해서 좋은 일에 돈을 쓰면 아낌 없이 칭찬하고 그 돈을 보충해 주어 돈을 이롭게 사용하는 지혜를 가르쳐 준다.


경제 교육의 시작은 용돈 교육이다:학교보다 가정에서의 교육이 더 중요하다. 아이들이 사회 생활을 처음 경험하는 곳이 바로 가정이며, 부모가 보여주는 구체적인 행동은 자녀에게 살아 있는 현장 교육이 되기 때문. 그 단적인 예가 용돈 교육인데, 경제 교육의 시작이자 핵심이다. 결국 주어진 용돈의 범위에서 자기의 생활을 영위하도록 훈련받지 못한 청소년들이 문제를 일으킨다. 용돈은 아이가 돈을 관리하는 것을 배우게 하는 주요한 학습 도구이다.


가계부 적는 모습을 보여 주어라:가계부를 쓰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준다. 부모가 규모 있게 계획을 세워 지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들에게 용돈기입장을 쓰라고 백번 채근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다. 부모의 본을 받아 용돈기입장을 기록하는 습관이 몸에 배면 돈을 바로 사용하게 된다. 또한 계획성 있는 예산 편성과 낭비 없는 소비 생활이 가능해진다.


몇해 전 대입 수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한 여학생은 밤 늦도록 책을 읽는 아빠 곁에서 함께 공부했을 뿐이라고 말해 ‘충격’을 준 일이 있다. 부모가 모범을 보이면서 자식이 힘들어 할 때 웃으며 격려하는 것 이상의 좋은 자식 농사 비결이 있을까. 경제 교육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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