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와 성공은 한집안이다
  • 박정일 (제일은행 수신상품팀 팀장) ()
  • 승인 2003.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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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왕 에디슨은 2천 번에 가까운 시행 착오를 거쳐 전등을 발명하고 난 뒤 “그 과정은 실패가 아니라,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2천 계단을 올라간 것일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모든 일이 성공만 보장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성공과 실패는 가장 멀리 떨어졌으면서도 아주 가까운 사이다. 실패는 성공의 또 다른 모습으로, 마치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실패 경험을 학습하는 실패학이 붐을 이루고 있다. 많은 성공인들의 실패 및 성공 사례를 통해 미래의 풍요한 삶에 도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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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례 1 1927년 여름 어느 토요일 오후. 3만5천여 야구팬이 몰린 미국 필라델피아 시베파크는 흥분의 도가니였다. 홈런왕 베이브 루스가 왼손잡이 투수 봅 그로브에게 두 번이나 삼진 아웃을 당한 뒤, 8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투 스트라이크로 몰렸기 때문이다. 3 대 1로 지고 있었지만 주자가 2명 나가 있어 홈런 한 방이면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팬들의 엄청난 야유에도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은 루스는 세 번째 볼을 야구장 밖으로 날려보냈다. 그러나 홈런을 8백51개나 친 루스가 1천3백30번이나 삼진 아웃을 당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사례 2 미국의 최고 대통령으로 손꼽히는 에이브러햄 링컨은 일리노이 주의원 선거에 낙선하고, 아름다운 약혼녀와 사별(死別)하고, 상원의원 선거에서 낙선했었다. 또 사업이 실패해 17년간 빚을 갚는 데 시달렸다.


사례 3 ‘음악의 어머니’로 불리는 헨델은 1741년 8월 뇌중풍으로 쓰러져 몸의 반쪽이 마비되는 고초를 겪었다. 그는 그 고난을 이겨낸 뒤 <메시아>라는 불후의 명작을 작곡했다.


사례 4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라이언킹> 등으로 유명한 월트 디즈니를 세운 월트 디즈니도 1920년에 래프오그램이라는 회사가 망해 빚을 1만5천 달러 안고 파산했다. 월트 디즈니는 오스왈드라는 토끼 캐릭터의 상업적 권리를 상실하는 실수를 겪은 뒤에야 미키 마우스를 창조해냈다.


사례 5 2002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사람은 평범한 일본 기업의 주임이었던 다나카. 입사 4년차였던 15년 전에 연구 도중 실수로 2개의 물질을 섞이게 만들었는데, 그것으로 노벨화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사례 6 전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포스트잇은 3M의 한 사원이 풀의 원료를 잘못 섞는 바람에 탄생했다.


사례 7 ‘신이 내려준 20세기 마지막 선물’이라는 비아그라 역시 협심증 치료약을 실험하다가, 그것이 음경 동맥 확장으로 인한 발기 현상에도 효과가 있음이 밝혀져 탄생했다.


사례 8 2백33년이라는 긴 역사를 가진 영국의 베어링 은행이 닉 리슨이라는 신출내기 행원의 엄청난 실수로 몇 년 전 문을 닫고 말았는데, 미국의 한 은행이 얼마 전 그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고액 연봉을 제시해 화제가 되었다. 그가 남의 돈으로 축적한 값비싼 실패 경험을 아주 싼값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채용 이유였다. 미국 경제의 강점은 도전을 하다 실패한 사람을 전과자로 백안시하지 않고 새로운 기회를 주는 데 있다.


‘라일락꽃의 달콤한 향기와 잎새의 쓴맛까지 아는 것이 첫사랑’이라는 말처럼 삶과 주식 투자에는 ‘실패의 역설’이 통한다. 하지만 실패한 사람이 모두 재기하는 것이 아니듯이. 주식 투자에서 돈을 잃은 사람이 모두 큰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돈을 벌었을 때는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겸손해 하고, 돈을 잃었을 때는 왜 손해 보았는지를 꼼꼼히 되새김질하는 사람만이 웃음꽃을 피울 수 있다. “실패는 활용하기 위해 존재하므로, 실패의 예방 주사를 맞아 보라”는 어느 교수의 말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재테크 문의·상담 pjil@kf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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