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게 뜰 뻔하다 급전 직하하다
  • 이숙이 기자 (sookyi@sisapress.com)
  • 승인 2004.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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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씨 사건으로 유탄을 맞은 정치인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임종석·우상호·오영식 등 전대협 출신 의원들은 파병에 적극 반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운동권 후배들의 표적이 되었다. 본인들은 나름의 사정을 호소하지만, 분풀이할 곳을 찾는 성난 민심은 그들의 항변에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영웅이 될 뻔했다가 오히려 비난을 받게 된 사람도 있다. 윤호중 의원이 그 경우다. 지난해 발전회사를 차리고 중동 진출을 모색해온 그는 5월 말 중동을 찾아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알 자지라 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인맥 개척에 나섰다. 그러던 차에 김씨 납치 사실이 알려지자 또다시 알 자지라 방송에 출연해 김씨 석방을 호소했고, 사적 루트를 통해 현지 사정을 파악하려고 애쓰기도 했던 것. 그런데 윤호중 의원이 ‘처형은 이뤄지지 않을 분위기라는 것이 이라크 현지 소식통의 전언’이라고 한 지 몇 시간 후에 김씨 피살 소식이 알려지면서 결과적으로 오보를 전한 셈이 되었다. 분노한 네티즌들은 그의 홈페이지를 찾아 “(중동) 채널은 무슨 채널!” “이 참에 한번 떠볼려고 했지?” 따위의 악담을 퍼붓고 있다. 윤의원은 뜻하지 않은 반전에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이 참에 중동 전문가가 되겠다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가 국회 국정조사단에 합류한 것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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