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리그 한국인 거포 “야구밖엔 난 몰라”
  • 주진우 기자 ()
  • 승인 2003.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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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0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 경기. 4회 초 2사1루에서 타석에 등장한 시카고 컵스의 최희섭(24)은 방망이를 힘껏 돌렸다. 타구는 상대 유격수의 키를 간신히 넘겼으나 힘차게 굴러가 펜스를 직접 때렸다. 전날에도 최희섭은 라인 드라이브로 우측 펜스를 넘겼다.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최희섭의 강점은 무어니 무어니 해도 타고난 힘이다. 시카고의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최희섭은 힘이 좋아 직선 타구로도 담장을 넘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희섭은 어린 시절 소년 장사로 이름을 날렸다. 길거리 농구에서 전국 우승을 차지할 정도였던 그는, 광주일고 시절에 덩크슛을 하다가 백보드를 부서뜨렸다. 지난 겨울에는 골프장에 나가 드라이버로 땅바닥을 치는 바람에 골프채를 두 동강 내기도 했다.

하지만 힘보다 더 중요한 성공의 원동력은 성실함이었다. 야구장과 집과 교회만 오가며 야구에 모든 것을 집중한 생활은 최희섭을 어느새 메이저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시켜 놓았다. 죽마고우인 LG 김광우는 “희섭이는 정말 야구밖에 모르고 살았다”라고 말했다. 송재우 MBC 해설위원은 “최희섭의 강점은 야구에 대한 성실한 자세에 있다. 그는 신인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모범 사례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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