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뛰놀 나이인 재민군을 이렇게 만든 병은 ‘진행성 근이양증’. 이름조차 생소한 이 병이 재민군을 괴롭히기 시작한 때는 지난 97년이었다. 어린 아들에게 몹쓸 병이 걸렸다는 사실을 안 재민군의 아버지 이광희씨(42)는 병 치료를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그러나 이 병은 흔치 않은 질환이었다. 2~3세 때부터 서서히 근육이 마비되기 시작해, 12세 무렵부터 걷지 못하다가 심장 근육까지 마비되어 사망하는 병이었다. 다행히 올 들어 재민군을 정밀 진찰한 영동세브란스 병원 의료진은 현재 진행 과정 초기에 해당하므로 수술 뒤 완치가 가능하다고 통보했다.
문제는 치료비이다. 수술비는 무려 2억원. 재민이 아빠가 버스 운전 기사로 일하며 받는 월급 1백20만원으로는 네 식구 생활도 빠듯하다. 얼마 전 가족은 재민이를 구하겠다는 애타는 마음 하나로 전세금 1천5백만원까지 빼서 치료비로 썼다. 그 탓에 재민이네 식구는 현재 동네 교회에서 생활하고 있다.
딱한 사정을 안 재민이네 학교(교장 이용현)와 교회 등 지역사회에서 모금 운동을 벌여 1억원 가량 모았다. 그러나 이 돈으로도 수술비가 모자라 재민군의 아버지는 언론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아버지는 주변에서 애써준 보람도 없이 수술 시기를 놓칠까 봐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연락처·0351 -863-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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