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팀장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무대 전문가로 인정받는다. 울산시 공업진흥과·수도과에서 ‘평범한’ 공무원 생활을 하던 그가 무대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5년. 울산시가 문화예술회관 건립을 추진하면서부터다.
개관을 앞두고 무대계장에 발령된 그는 ‘까막눈’을 면하기 위해 전국의 무대 기술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가르침을 청했다. 기술 전수를 꺼리던 사람들도 공연장을 찾아다니며 허드렛일을 자청하는 그에게 마음의 문을 열었다. 이우영 국립극장 무대과장(당시)이나 김영수 세종문화회관 무대팀장이 스승이 되어 주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대 기술을 배운 덕에 무대 장치·조명·음향을 함께 다룰 줄 아는 전문가로 변신한 엄씨는, 워크숍을 열며 지역 예술인들에게 기술을 전수하는 데도 열심이다. 1997년에는 시청으로 영전하고도 예술인들의 요청을 물리치지 못해 다시 문화회관 근무를 지원해 15일 만에 무대로 돌아오기도 했다. 사회 봉사에도 열심인 그는 “무대 뒤에서 주인공을 비추는 조명처럼 가난한 이웃을 비추는 삶을 살고 싶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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