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사’ 의문으로 남지 않게 상복 입고 국회앞 풍찬노숙
  • 고제규 기자 (unjusa@sisapress.com)
  • 승인 2004.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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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춘씨(64·오른쪽)는 상복만 보면 기가 질린다. 10년 전 의문사한 아들 허원근 일병 때문이다. 2002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진상규명위)는 허원근씨의 죽음이 타살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재조사를 통해 자살이라고 뒤집었다. 진실 규명은 끝나지 않았지만, 진상규명위는 오는 6월이면 2기 활동이 끝난다. 의문사법 개정을 위해 허씨는 국회 앞에서 풍찬노숙 투쟁에 나서고 있다.

2월20일 대구에서 활동하는 김준곤 변호사(49·왼쪽)가 상행선을 타고 힘을 보탰다. 김변호사는 진상규명위 상임위원으로 허원근씨 타살을 밝힌 주인공이다. 2002년 9월 1기 진상규명위 활동을 끝으로 고향으로 내려간 그가, 유가족의 가슴을 저리게 하면서까지 상복을 입은 것은 국회가 사망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변호사는 “지난해 11월 발의된 의문사법 개정안을 국회가 상임위원회에 배정조차 하지 않고 시간만 끌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사권을 강화하거나 활동 시한을 늘리지 않으면 의문사는 영원히 의문사로 남는다고 김변호사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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