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호프에 펼친 ‘반부시’ 한마음
  • 고재열 기자 (scoop@sisapress.com)
  • 승인 2004.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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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14일, 신촌의 한 맥주집에서는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에 반대하는 운동단체의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1일 호프가 열렸다. 행사를 주최한 사람은 연세대에서 영어 회화를 가르치고 있는 미국인 제이슨 로즈 씨(33·왼쪽)였다.

대학에 다닐 때부터 친구들과 <더 메신저>라는 진보적인 잡지를 만들었던 로즈 씨는 자신을 ‘민주 사회주의자’라고 규정한다. ‘미국판 386’인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트럭운전사 노동조합에 들어가 1년 동안 노동운동을 했다. 영어 강사로 한국에 온 뒤로도 각종 집회에 빠짐없이 참석한 그는, 수강생이 집회에 참석하느라 강의를 빼먹으면 결석 처리를 하지 않는다.

로즈 씨는 “부시가 재선되는 것은 미국인에게도 한국인에게도 모두 최악의 선택이다. 파병은 한국을 더 위험하게 만들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가 부시 재선을 절박하게 막는 이유 중의 하나는 군인인 동생이 이라크에서 복무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로즈 씨는 노무현 대통령이 파병을 철회하는 것이 한국의 미래를 여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정치적 힘이 약했을 때는 미국에 끌려갈 수밖에 없었겠지만,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으니 파병을 철회하라는 것이다. 그는 “파병 철회로 부시 낙선을 돕는다면 한국은 대미 외교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충고했다.

1일 호프에는 반부시 아시아 지식인 선언을 이끌었던 성공회대 조희연 교수를 비롯해 많은 시민운동가와 동료 강사, 학생 들이 참석했다. 1일 호프를 통해 모은 돈을 로즈 씨는 미국의 대표적 반부시 단체인 ‘무브 온’에 송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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