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난해 9월 내한해 한국에 머무르면서 10명이 넘는 한국의 젊은 문화계 인사들을 인터뷰해 이를 잡지 형식으로 묶어냈다. 영화 감독 장선우, 추리 작가 김성종, 패션 디자이너 이신우, 설치 미술가 이 불. 각 분야에서 현대 한국의 문화 현상을 상징하는 쟁쟁한 인물들이다. 웬만한 기자들도 해내기 어려운 일을 그는 서울 체류 몇 달 만에 거뜬히 해냈다. 그의 관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미아리에 가서 점쟁이를 인터뷰했고, 낙원동을 뒤져서 요정에서 일하는 기생과도 인터뷰를 했다(물론 이 기생의 인터뷰 기사만은 익명으로 처리했다).
버그슨씨는 이 기사들을 묶어 3천원짜리 단행본으로 펴내 판매하고 있다. 물론 도매도 소매도 아니고 각 대학교와 인사동·세종로 등을 돌며 ‘날품을 파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가 초판으로 펴낸 천 권 중 1주일 만에 3백권이 나갈 정도로 잘 팔리고 있다.
아시아에 관한 저널리스트가 되고 싶다는 버그슨씨의 한국 문화 진단은 오히려 한국인을 부끄럽게 한다.
“왜 한국에는 할리우드 영화만 있고 한국 문화를 보여주는 영화는 한 편도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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