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돌아와 매화 향기에 마음 씻고
  • 소종섭 기자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4.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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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의 대가로 고전 강독 모임 ‘이문학회’ 대표로 있는 노촌 이구영옹(85)이 <찬 겨울 매화 향기에 마음을 씻고>라는 문집을 냈다. 지난 5월10일 저녁 6시, 서울 종로 안국동 참여연대 건물 느티나무 카페에서 열린 그의 출판기념회에서는 박형규 목사와 성균관대 한문학과 임형택 교수가 축사를 하고 <반전반핵가>를 만든 박치음 순천향대 교수가 축가를 부르는 등 제자 10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옹은 “우리의 역사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발간 소감을 밝혔다.

한의사이던 1950년에 월북해, 북한 김일성대 교수를 지내고 다시 남한에 돌아와 검거되어 22년 동안 옥고를 치른 이옹의 인생 역정은 파란만장한 우리 현대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한편의 드라마다. 그는 한학자이기 이전에 한말 의병 항쟁에 참여한 선친의 뒤를 이어 항일·통일 운동에 헌신한 민족운동가이고 사상가였다.

<임꺽정>을 지은 벽초 홍명희의 제자인 그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유명한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스승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서울 인사동을 들락거리는 한학자들 가운데 학자는 물론 신경림·김성동 씨 등 문학인들을 제자로 길러낸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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