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말릴 ‘빈볼 상습범’알고 보면 순둥이?
  •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 승인 2004.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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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14일 LG와 삼성의 프로 야구 경기. 8회 초 LG 투수 서승화(23)가 던진 볼이 삼성 김재걸의 몸쪽으로 날아들었다. 김재걸이 불끈했다. 다음 공은 김재걸의 머리를 향했다. 시속 150km가 넘는 위협구였다. 김재걸은 마운드로 뛰어갔고, 양팀 선수들도 일제히 그라운드로 뛰쳐나가 몸싸움을 벌였다. 빈볼을 던진 서승화는 벌금 2백만원, 10경기 출장 정지라는 한국 프로 야구 사상 가장 강력한 징계를 받았다. 지난 4월 삼성 김한수의 머리를 맞혔고, 지난해 빈볼 시비 도중 이승엽과 주먹다짐을 벌인 일도 있기 때문이다.

‘빈볼 상습범’ 서승화.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를 ‘착하고 순한 친구’라고 말한다. 한 지인은 “다혈질로 감정 컨트롤이 안 돼서 그렇지 착하다. 동료들, 특히 후배에게 정말 잘 한다”라고 말했다. 잦은 빈볼 시비에 대해 서승화는 “변명하지 않겠다.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겠다”라고 말했다.

193cm 큰 키에 153km 강속구를 뿌리는 왼손잡이 서승화는 메이저 리그에서도 군침을 흘리던 유망주였다. LG는 2002년 메이저 리그 피츠버그와 가계약한 서승화를 이적료 10만 달러, 계약금 5억원을 주고 데려왔다. 한때 팔꿈치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가능성만큼은 무궁무진하다. 서승화는 “한국에는 까다로운 타자가 없다"라며 대투수가 되겠다는 자신감 또한 철철 넘친다. 서승화는 메이저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랜디 존슨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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