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이별 한 못푼 ‘운동권 가족’
  • 羅權一 광주 주재 기자 ()
  • 승인 1998.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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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장동에서 광주참교육사라는 전교조 사업체를 운영하는 오종렬(60·오른쪽)·김평임(54) 씨 부부의 가족은 모두 쟁쟁한 운동가들이다. 백발이 성성한 오씨는, 89년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중 전교조 창립을 주도하다 해직된 뒤 재야 운동에 투신해 2년8개월간 옥살이를 했다.

쌍둥이 아들인 정규·창규 씨(32)는 93년 각각 전남대 공대 학생회장과 남총련 의장으로 활동하다 검찰에 수배되었다. 창규씨는 지금까지 학생운동 관련 최장기 수배자로 남아 있다. 부인 김평임씨는 전자제품 외판원과 전교조 물품 행상을 하며 혼자 생계를 꾸리다 울화를 못이겨 심장병까지 얻었다.

지난 8·15 특사 때도 오씨 가족은 사면과 수배 해제 혜택을 받지 못해 한자리에 모이지 못했다. 수배 해제 대상에서 제외된 창규씨는 지금 자신을 포함한 ‘김영삼 정권 시절 수배자 64명’의 수배 해제를 요구하며 조계사에서 한 달 넘도록 시위하고 있다 오종렬씨 또한 자격 정지 처분이 풀리지 않아 복직하려면 2년이나 기다려야 한다. 그는 전교조 해직 교사 중 유일하게 복직하지 못했다.

오씨는 “장가를 보내야 할 아들이 5년여 동안 집에 한번 들어오지 못했다. 헌정을 파괴한 전직 대통령들과 경제 파탄의 책임을 져야 할 관료들은 사면 복권하고, 그들에게 저항한 양심수는 왜 일부만 풀려나는지 납득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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