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우 굿데이 회장 “맛있게 만들면 위기는 기회”
  •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 승인 2004.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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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신문 3개 창간한 이상우 굿데이 회장 인터뷰
일간 스포츠 사장을 지내고 스포츠 서울·스포츠 투데이·굿데이를 창간한 굿데이 이상우 회장(66)은 스포츠 신문의 산 역사다. ‘미스터 스포츠 신문’ 이상우 회장에게 스포츠 신문의 위기와 미래에 관해 물었다.

 
스포츠 신문이 위기다.


종이의 위기다. 종이 문화의 대표인 신문이 시대 별로 위축되기는 했지만 사라지지는 않았다. 라디오가 나왔을 때 속보에서 뒤지는 신문은 망한다고 했다. 안 망했다. 텔레비전이 나오자 이제야말로 죽었다고 했다. 안 죽었다. 위기지만 극복되어 가는 과정이다.

인터넷 시대에 스포츠 신문은 상황이 다른 것 같다.

기록성·속보성·오락성을 동시에 갖춘 인터넷이 성장하면서 오락성을 띤 매체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디자인에서 차이가 난다. 아무리 인터넷이 잘 해도 신문에서 독자들이 느끼는 감과 논리성을 따라 가지 못한다. 인터넷 시대는 정리되는 것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스포츠 신문이 인터넷에서 수익을 못 내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스포츠 5개 사 콘텐츠를 팔아서 어마어마한 돈을 번다. 한 달에 20억원 이상을 버는데 신문사에 주는 돈은 1억원도 안된다. 이런 점이 시정될 것이다. 유저들은 콘텐츠와 스포츠 신문 5개지 브랜드를 읽는 것이다. 5월27일 스포츠 신문 5개사 발행인이 모여 당면한 과제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무료 신문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신문 10부 가운데 출근 시간에 3부가 팔렸다. 지금은 출근 시간 7시부터 9시까지 한 부도 안 팔린다. 1백50만 지하철 인구가 2백만 무료 신문을 보고 있다. 무료 신문을 진짜 보는 인구는 적다. 어디로 가겠는가. 공해 수준이다. 무료 신문은 현재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결코 성공할 수 없는 모델이다. 표적 독자에게 정확히 가는 전문적인 무료 신문만이 성공할 수 있다. 무차별로 쏘아서는 총알값을 감당 못한다. 정상적인 종이 문화를 방해하고 있다.

위기를 헤쳐나갈 굿데이의 전략은 무엇인가?

봉급 30%를 스톡옵션으로 적립하는 생존 전략을 짜고 있다. 신문 외적 수입을 올려야 한다. 생존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 당의정을 쓸 수밖에 없다.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겠다.

신문사가 하는 사업 가운데 성공하는 사업이 드문데.

언론사 사업은 공익성을 추구해야 한다. 굿데이는 납골당으로 장묘 문화를 개선하자는 사업 등 온·오프 라인을 연계한 다양한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건설·컨설팅 등 정관상 등록된 업종이 60여 개 된다. 독일의 생활용품 그룹이 치약 없는 칫솔을 만들어 굿데이를 붙여 팔려고 한다. 브랜드 사업이다. 하지만 신문이 본래의 목적이다. 모든 일은 인쇄 매체의 진로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이다.

스포츠 투데이·굿데이 창간이 스포츠 신문 시장의 과열 경쟁으로 이어졌다는 주장도 있다.

양복점이 많다고 양복 안 팔리는 것 아니다. 많은 것을 탓해서는 안된다. 1등 하면 된다. 굿데이는 종합 대중 매체를 지향한다. 같은 재료로 짜장면을 만들 수도, 수제비를 만들 수도 있다. 굿데이는 가장 맛있는 기사를 만들어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굿데이를 창간하며 1등 신문을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거리가 있어 보인다.

아직은 목표치에 25% 정도 왔을 뿐이다. 기존 정론지는 대중지에 밀려나게 되어 있다. 20년 전 내가 처음 스포츠 신문을 창간할 때 가로쓰기를 최초로 시도했다. 웃음거리였다. 지금은 모두 가로쓰기를 하고 있다. 미래의 신문은 고상한 것이 아니라 맛있는 것이라야 한다.

신문의 미래가 없다는 사람도 있다.

가을이면 나아질 것이다. 너무 걱정할 것 없다. 책이 안 팔리는 것은 책이 없거나 독자들이 활자를 싫어해서가 아니다. 경제가 문제다. 우리 문화를 이끌어가는 것은 순식간에 사라지는 인터넷이 아니라 계속해서 보관되는 종이 매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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