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밤 감동시킬 부전자전 음악회
  • 卞昌燮 기자 ()
  • 승인 1997.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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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팬이라면 아마도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피아노 앞에 앉아 감동적인 연주를 들려주며 청중의 심금을 울리는 추억의 명화 <에디 두친 이야기>를 기억할 것이다. 바로 이런 영화 같은 장면이 7월7일 저녁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실제로 벌어진다. 주인공은 줄리어드 음대와 맨해탄 음대를 거쳐 뉴욕 대학에서 음악 박사를 취득한 재미 피아니스트 김성일씨(38)와 아들 김마태군(10). 두 사람은 지난해 6월 카네기홀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하는 ‘듀오 콘서트’를 가짐으로써 이미 성가를 올린 바 있다. 당시 공연은 전세계의 고아들을 돕기 위한 자선 음악회였다. 부인인 소프라노 전춘희씨는 “근래 이런저런 안좋은 일 때문에 사회가 우울한데 이번 공연을 통해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기쁨을 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번 내한 공연을 앞두고 하루 3~5시간씩 연습하며 호흡을 조율해 왔다. 특히 다섯 살 때부터 엄마에게서 피아노 기초를 배운 마태군은 작곡에도 능할 뿐 아니라 지금은 아버지를 깜짝 놀라게 하리만큼 연주 실력이 뛰어나다. 현재 뉴욕 영재 학교에 다니는 그는, 얼마전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예능 부문에 뛰어난 기량을 보이는 학생들에게 주는 메달을 받은 데 이어 존스홉킨스 대학이 전국의 수학 수재들을 상대로 연 수학 경연 대회에서도 당당히 1등을 차지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준비한 프로그램 열두 편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맨 마지막의 로, 근대 미국의 가장 대중적인 음악가 조지 거슈인의 대표작 <랩소디 인 블루>에서 따온 것이다. 김씨는 여기서 오페라 <포기와 베스>의 도입 부분과 <서머 타임> 등 친숙한 곡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거슈인을 무척 좋아한다고 밝힌 그는, 실은 자기가 거슈인처럼 재즈광임을 숨기지 않았다. 클래식을 연습하다 간간이 재즈 피아노를 즐겨 치며 머리를 식힌다는 그는 “재즈의 세계는 무척 창조적이어서 배울 점이 많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줄리어드 유학 시절 김씨를 만나 결혼한 부인 전씨는 머지 않아 남편과 마태군은 물론 자신과 바이올린을 하는 둘째 아들까지 합세한 가족 음악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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