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金의 전쟁’속편은 ‘李의 전쟁’
  • 金芳熙 기자 ()
  • 승인 1996.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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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간 끈질기게 ‘김희로 석방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재현씨(49·왼쪽·연락처 02-984-8156)는 김희로씨(오른쪽 사진)와는 또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김씨는 68년 2월 자신을 괴롭히던 일본인 폭력배 2명을 살해하고 인질극을 벌이다 체포돼 현재 일본 구마모토 형무소에서 복역하고 있다. 75년 무기징역 형이 확정된 김씨의 기구한 인생 역정은, 국내에선 92년 <김의 전쟁>이라는 영화로 널리 알려졌다.

이씨는 국내 언론에 보도된 짤막한 기사를 통해 이 사건을 알게 됐다. 그는 “기사를 읽는 순간 피가 끓어올라 김희로씨 석방운동에 매달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씨는 이발사로 일하면서 그동안 탄원서에 서명을 받아 일본 정부에 전달하고 김씨와도 편지를 2백여 통 주고받았다. 한국과 일본의 주요 사회단체까지 가세해 벌인 지난 여섯 차례의 서명운동에 참여한 사람 수는 약 30만 명에 달한다.

이씨는 지난해 12월부터 또다시 서명운동에 나섰다. 올 여름께에는 직접 서명 명부를 들고 일본에 건너갈 작정이다. 그는 지금 고국 땅을 밟을 날을 기다리며 감방에 태극기를 걸어놓고 모국어를 익히는 김씨 못지 않게 불퇴전의 결의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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