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손금 보듯 지도 만들기 33년
  • 김 당 기자 ()
  • 승인 1998.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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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평동 네거리에 가면 한국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지도 판매상이 있다. 66년 서울 명동에서 창업해 이곳으로 옮긴 뒤 28년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중앙지도문화사이다.

“우리집을 찾은 분들이 문전에서 돌아설 것을 생각하면 일요일에도 쉴 수가 없습니다.” 33년째 고집스레 ‘지도 인생’ 외길을 걷고 있는 이 회사 김명택 사장(64)의 말이다. 그는 서울시 도시 계획의 신호탄이 된 ‘서울시 지번도’를 시작으로 ‘도시 계획 지도’ ‘교통 지도’ ‘도로 지도’ ‘관광 지도’ ‘수렵 안내 지도’ 등 천여 가지 지도를 내놓았다. 그중에서 〈서울시 교통 지도〉는 1년에 10만부씩 팔리는 베스트 셀러이다.

주로 행정기관으로부터 지도 제작을 의뢰받는 만큼 그는 땅에 대한 정보를 누구보다도 빠르고 정확히 입수한다. 그래서 그는 “지도를 보면 돈이 보인다”라며 지도 보기를 권한다.

그러나 정작 그는 ‘땅 보기를 돌같이’ 했다. 70년대 초부터 투기 열풍이 불어닥친 강남·여의도 개발 계획을 확정한 때는 68년. 그가 그때 땅을 샀더라면 수천억 원대 재산가가 되었을 것이다. 물론 그가 사둔 땅은 단 한 평도 없다. 김씨는 ‘국토 개발 계획도’ 등을 제작한 공로로 얼마 전 열린 98년 측량 기술 진흥대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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