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야구 '그랜드 슬램' 뒷얘기
  • 기영노(스포츠 평론가) ()
  • 승인 2001.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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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는 '1이닝 2개' 진기록 허용/투수가 1경기 2방 때리기도


만루 홈런은 영어로 그랜드 슬램(grand slam)이라고 부른다. 카드놀이의 일종인 브리지에서 유래했다. 골프·테니스에서 그랜드 슬램은 주요 대회를 싹쓸이하는 것을 말한다.




꽃이라고 다 예쁜 꽃이 아니듯 만루 홈런을 친다고 해서 다 이기는 것은 아니다. 팀이 10 대 0으로 리드 당하고 있을 때 만루 홈런이 나와 보았자 10 대 4밖에 안 된다. 야구의 꽃인 만루 홈런이 호박꽃으로 전락한 경우다.


올해 프로 야구에는 송원국 선수가 극적인 만루 홈런을 때린 이후에도 6월25일 한화 이글스와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허 준과 필립스 선수가 각각 만루 홈런을 때렸고, 6월26일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 전에서 SK 윤재국 선수가 만루 홈런을 터뜨리는 등 만루 홈런이 모두 26개 나왔다. 그런데 스물여섯 차례 가운데 세 차례는 만루 홈런을 때린 팀이 패했다.
지금까지 만루 홈런을 가장 많이 때린 선수는 1939년 뉴욕 양키스에서 은퇴한 루 게릭. 통산 23개를 쳤다. 한국 프로 야구에서는 삼성 라이온스 김기태 선수가 갖고 있는 8개가 최고 기록이다.


삼성 라이온스 정경배 선수는 1997년 5월4일 LG 트윈스 전에서 만루 홈런을 한 경기에 2개 터뜨렸다. 메이저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찬호 선수는 1999년 4월23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포수이던 페르난도 타티스 선수에게 만루 홈런을 1이닝에 2개나 얻어맞았다. 이것은 메이저 리그 만루 홈런 진기록이다. 1999년 뉴욕 메츠의 루벤 벤추라 선수는 더블 헤더에서 만루 홈런을 1개씩 때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메이저 리그에는 투수가 만루 홈런 2개를 친 기록도 있다. 1966년 7월3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선발 투수인 클로닝거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2회 샌프란시스코 투수 보브 브리디, 4회 레이 사데키 투수로부터 각각 만루 홈런을 빼앗았다.


일본 프로 야구에서는 한 경기에서 만루 홈런 2개, 3점 홈런 1개 등 홈런 3개로 11타점을 기록한 선수가 있다. 1951년 다이에와 한큐 전에서 다이에 4번 타자 이이지마 시게야 선수가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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