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솟대에 새 맛 들인 80년대 '걸개 화가'
  • 노순동 기자 ()
  • 승인 2001.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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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분노를 대형 화폭에 담아내던 걸개 그림 화가 최병수씨(41).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그가 그간의 활동을 보고하는 전시회를 서울 인사동 관훈갤러리(6월27일∼7월8일)에 마련했다.




최씨는 작품으로 더 유명하다. 1980년대 말 거리를 누볐던 이들이 한 번쯤 보았을 〈한열이를 살려내라〉와 〈노동해방도〉는 두고두고 회자되는 그의 대표작. 최씨가 그 그림을 들고 나타났을 때 그의 신분은 목수였다. 대학생 친구들이 벽화를 그리는 데 필요한 사다리를 짜주던 그는 벽화 귀퉁이에서 붓을 놀리다가 경찰에 연행되었는데, 경찰이 조서를 쓰면서 그를 화가로 등재한 것이다. 최씨는 "나는 관제 화가다"라고 말했다.


거리에 시위대가 줄어들 즈음 그의 관심은 반미와 환경 문제로 옮아갔다. 요즘 그는 새만금에 산다. 새만금 앞바다에 솟대를 세우는 데 맛을 들였기 때문이다. 전시회에는 그가 세계 곳곳을 누비며 만든 환경 조형물과 새만금 바다에 세운 도요새·게·지렁이 솟대가 즐비하다.


최씨는 다음날 열릴 집회 준비로 부산했다. 미국과 일본이 교토 기후협약을 '배반'한 것을 성토하는 집회에서 퍼포먼스를 하기로 한 것이다. 최씨는 "부시가 있는 한 내 일거리는 줄지 않는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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