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타들 '몸값' 얼마나 받나
  • 기영노(스포츠 평론가) ()
  • 승인 2001.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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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쌘 상어' 샤크, 돈벌이에는 '하마'/
지네딘 지단은 축구 사상 최고 이적료 기록


지난 7월10일, 이탈리아 유벤투스에서 활약하던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 선수(29)가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 팀 유니폼으로 바꾸어 입었다. 팬들의 관심사는 이적보다는 이적료에 쏠렸다. 무려 6천5백53만4천 달러(약 8백52억원). 프로 축구 사상 최고 이적료다. 레알 마드리드 피오렌티노 페레즈 구단주는 "최고의 팀에는 최고의 선수가 필요하다"라고 지단을 영입한 소감을 피력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2000유럽컵 우승 멤버인 지단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1998년과 2000년 최우수 선수로 선정된 세계 최고 선수다. 그러나 이적료는 레알 마드리드가 유벤투스에 지불한 돈일 뿐 지단에게 돌아가는 돈은 4년 간 연봉 5백만 달러(약 65억원)밖에 안 된다. 축구 선수는 11명이 뛰는 단체 운동인 데다 1주일에 한 차례밖에 팬들과 만날 수 없기 때문에 매일 서비스할 수 있는 농구나 야구 등 다른 종목에 비해 연봉이 적은 편이다.


그렇다면 다른 종목에서 최고 연봉을 받는 선수는 누구일까. 세계 최고 연봉을 받는 선수는 미국 남자 프로 농구(NBA)의 섀킬 오닐(29·LA 레이커스)이다. 섀킬 오닐의 키(216cm)는 센터로서는 평범하지만 몸무게는 천하장사급(150kg)이다. NBA에서는 1950∼1960년대 보스턴 셀틱스를 8연속 우승으로 이끌었던 빌 러셀(206cm) 선수를 최고의 수비형 센터로 꼽는다. 그리고 1960년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전성기를 구가할 때 센터로 활약했던 월트 챔벌레인 선수(219cm)는 7년 연속 득점왕에 올랐고, 한 경기 100득점 기록도 갖고 있는 역대 최고 공격형 센터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섀킬 오닐은 빌 러셀과 월트 챔벌레인의 장점만을 물려받은 역대 최고 센터라고 불린다.


섀킬 오닐은 1999∼2000시즌에는 NBA 사상 세 번째로 정규 시즌·올스타전·포스트 시즌 MVP를 석권했고, 2000∼2001 시즌에도 팀을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으로 밀어올리며 최우수 선수가 되었다. 그는 자유투가 부정확해 상대팀이 파울 작전을 써보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다. 골밑 플레이가 워낙 막강해 이를 상쇄하고도 남기 때문이다.




NBA에서는 '섀킬 오닐을 데려가는 팀은 어느 팀이건 곧바로 우승 후보'라는 소리가 나온다. 그만큼 그의 팀 공헌도는 절대적이다. 그의 연봉은 3년간 총 8천8백50만 달러, 그러니까 한 해 2천9백50만 달러다. 은퇴한 마이클 조던(3천5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현역 선수 중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액수다.


박찬호·김병현 선수가 활약하고 있어서 우리에게 더욱 친숙해진 미국 프로 야구, 즉 메이저 리그에서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 선수(25)가 최고 연봉을 받고 있다. 쿠바 출신인 로드리게스 선수는 1993년 전체 드래프트 1순위로 시애틀 매리너스에 지명되었다.


하지만 3년간 마이너 리그에 있다가 1996년부터 메이저 리그에 올랐다. 수비에 치중하는 포지션인 유격수이면서도 1996년부터 2000년까지 5년 동안 타율 0.315, 홈런 184개(매년 약 37개), 타점 574점(매년 115점)을 뽑아냈다. 공격·수비·주루 플레이를 모두 갖춘 만능 선수다.


1998년에는 메이저 리그에서 강타와 빠른 발의 상징인 40(도루)-40(홈런)에 사상 세 번째로 가입했다. 로드리게스는 지난해 12월12일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텍사스 레인저스로 옮기면서 10년 간 총연봉 2억5천2백만 달러(약 3천24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매년 2천5백20만 달러다.


놀라운 것은 로드리게스 선수가 서른세 살이 되는 8년 후에는 무조건 메이저 리그 최고 연봉 선수가 되어야 한다는 조항도 삽입했다. 그러니까 앞으로 8년 후인 2009년에 다른 스타 플레이어가 혜성처럼 나타나 연봉 1억 달러를 받게 되면 로드리게스의 연봉은 자연히 1억 달러 이상으로 올라가게 된다.


국내 고연봉, 김도훈·서장훈·이승엽 순




로드리게스는 지난 7월11일 시애틀 매리너스 홈 구장인 세이프코필드 구장에서 벌어진 2001 메이저 리그 올스타전에서 박찬호와 마주쳤다. 3회 말, 아메리칸 리그 2번 타자로 나온 로드리게스는 내셔널 리그 두번 째 투수로 등판한 박찬호 선수의 다섯 번째 공을 기다리고 있었다. 투 스트라이크 투 볼 상황. 결과는 박찬호의 승리. 로드리게스는 박찬호의 체인지 업을 치려다 헛 스윙, 삼진 아웃되고 말았다.


국내 스포츠 최고 연봉 선수는 프로 축구 전북 모터스의 김도훈 선수(29)다. 그는 지난해 프로 축구 정규 리그 득점왕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8경기 연속 득점이라는 폭발력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5월 벌어진 프로 축구 아디다스컵 대회에서도 7골을 넣어 득점왕을 차지했다. 김도훈 선수의 연봉은 3억3천5백만원이다.


국내 스포츠 연봉 랭킹 2위는 남자 프로 농구 서장훈 선수다. SK 소속인 그는 팀이 프로 농구 정규 리그 1999∼2000 시즌에서 우승할 때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내 프로 농구 사상 최고 연봉(3억3천만원)을 받았다.


프로 농구에는 '셀러리 캡' 제도가 있어 연봉이 오르는 데 한계가 있다. 즉 한 팀의 국내 선수 연봉 총액이 10억5천만원을 넘을 수가 없다. 만약 서장훈 선수의 연봉이 4억원이 되면 다른 11명은 10억5천만원에서 4억원을 뺀 나머지 6억5천만원을 나누어 가져야 한다. 그러니 서장훈 선수도 자신의 연봉만 고집할 수 없다. 제 동료 살 파먹기이기 때문이다.


국내 스포츠 연봉 랭킹 3위는 '라이언 킹' 이승엽(25·삼성 라이온스) 선수다. 이승엽은 소속 팀인 삼성 라이온스와 연봉 실랑이를 벌이다가 지난 3월 백지 위임을 해 3억원을 받았다. 이승엽은 1999년 연간 최다 홈런(54개)을 쳐 프로 야구 선풍을 일으키며 국내 스포츠 사상 최초로 3억원을 받는 선수가 되었다.


이제 국내 프로야구 최고 연봉 자리는 일본 프로 야구 주니치 드래건스 팀에서 해태 타이거스로 복귀한 이종범 선수가 차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종범은 국내에 복귀할 때 무조건 프로 야구 최고 연봉을 받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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