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림천 영상제 연 '강변 지킴이'
  • 신호철 기자 (eco@e-sisa.co.kr)
  • 승인 2001.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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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국제 영화제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도 이웃이 만든 영화를 보는 정감이 있다. 오는 7월27∼28일 서울 관악구 도림천변 쑥고개 입구에서 신림동 주민들이 캠코더로 손수 만든 영화들이 선보인다. 참가자는 여고생에서부터 40대 주부까지 다양하다. 27일 밤에는 〈프린스 앤 프린세스〉와 같은 극장용 영화도 상영한다.




이 영상제를 준비하고 있는 유정희씨(39)는 '건강한 도림천을 만드는 모임'(도림천모임) 대표다. 유씨는 '강변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삶의 공간인지 알리기 위해' 도림천 영상제를 기획했다. 작품을 접수하면서 사정이 어려운 주민에게는 모임에서 영화 제작비를 대주기도 했다.


유씨는 1996년 신림동을 가로지르는 도림천이 복개된다는 소식을 듣고 구청과 싸우면서 지역운동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98년 관악구의회 선거에 출마해 당선했고 1999년부터 도림천모임을 만들어 대표를 맡고 있다. 도림천모임은 생태탐사단을 꾸려 아이들에게 환경 교육을 하고, 하천 관리에 대한 강연과 토론회를 열었다. 올 5월에는 천변 제방에 벽화를 그리기도 했다. 관악구는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여 친수환경 조성 계획을 세웠고, 도림천은 현재 2급수를 유지하고 있다.


유씨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정당 활동을 한 적이 없는 기초 의회 의원이다. 지지하는 정당을 묻자 "페트라 켈리를 좋아한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페트라 켈리는 독일 녹색당을 창당한 환경운동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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