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김병현, 선발 맞대결?
  • 기영노(스포츠 평론가) ()
  • 승인 2001.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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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마무리는 김병현과 프린츠가 번갈아 가며 맡고 있다. 마무리 전문 매트 맨타이가 부상으로 일찌감치 올 시즌을 마쳤기 때문이다.




김병현은 벌써 70이닝 가까이 던지고 있어 가장 많이 던졌던 지난해(70과 3분의 2 이닝)를 넘어서 100이닝 이상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탈삼진도 100개에 육박하고 있어, 지난해의 1백11개보다 훨씬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 지금 같아서는 1970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딕 셀마 투수가 세운 메이저 리그 구원 투수 신기록인 1백53개도 갈아치울 태세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에이스 랜디 존슨은 "이닝당 탈삼진율은 김병현이 나보다 더 높다"라고 인정했다. 김병현은 특히 새미 소사(시카고 컵스),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게리 셰필드(LA 다저스) 같은 강타자들에게 더 강하다. 그만큼 담이 크다는 증거다.


김병현은 방어율도 메이저 리그 데뷔 이후 최초로 2점대에 들어서 있다. 중간 계투 요원은 여러 이닝을 던지지 않기 때문에 방어율을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중간 계투 요원의 2점대 방어율은 선발 투수로 치면 1점대 후반에 해당한다.


김병현은 올해까지만 마무리를 맡고, 2002년 시즌에는 선발 투입을 원한다. 조 가라지올라 단장 등이 김병현의 체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김병현이 자신의 뜻대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선발 투수가 된다면 같은 지구의 라이벌인 박찬호와 '외나무 다리' 위에서 만나게 된다. 따라서 김병현의 3년 계약 만료 시점인 2002년 시즌에는 국내 메이저 리그 팬들이 박찬호와 김병현이 선발로 맞대결하는, 조금은 껄끄러운 모습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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