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날에 머리가 멍해지다
  • 서수란 인턴기자 ()
  • 승인 2006.08.2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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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4일 단식 체험기/요가.선식.강의 등 반복... 체중 3kg 줄고, 정신적 만족감 커
 
기자는 8월 3일부터 3박4일 동안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웅전단식원에서 단식과 기본 에스테틱(피부미용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직접 단식을 체험해 보기 위해서였다.

단식원에 입소하자마자 한 일은 체질 상담. 웅전단식원 박정재 원장은 기자의 과거 병력 기록을 참조한 뒤, 손목의 맥을 짚어 체질을 진단했다. 박원장은 “위와 간이 좋지 않고 골반이 비틀어져 있어 어깨와 목의 교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은 매일 반복되었다. 오전 11시부터 강사의 지도 아래 요가 운동을 한다. 기자는 약 30분 동안 척추 교정체조를 연습했다. 허리와 어깨, 목에 자극을 주는 쉬운 동작이었다. 요가 뒤에는 선식 먹는 시간이 기다린다. 선식 시간은 하루에 딱 한번 뿐이다. 일반적으로 생수단식이 정석이지만 최근에는 선식․효소 단식으로 공복감을 덜 느끼는 단식법을 단식원에서 권장한다. 선식은 한약재와 효소, 꿀을 넣어 만들어 맛이 좋았다.

12시 30분부터는 유산소 운동을 위해 가까운 공원으로 40분 정도 산책을 나간다. 단식과 함께 운동을 병행해야 체중감량 효과가 높다. 산책이 끝나면 단식생들은 가까운 사우나에서 1시간 정도 반신욕과 냉온욕을 한다. 흔히 단식하면 피부가 좋아진다고 하는데 그 비결이 바로 냉온욕에 있다. 반신욕은 약 39~40℃ 물에서 15분 정도 자신의 배꼽 아래까지 몸을 담그면 된다. 반신욕은 따뜻한 기운을 몸 전체로 순환시켜 냉증이 있는 여성에게 특히 좋은 요법이란다. 반신욕이 끝나면 찬물을 다섯 바가지쯤 몸에 붓고 냉탕에서 1분, 온탕에서 1분 정도 총 5회를 반복하면서 냉온욕을 한다. 냉탕에서 시작해 냉탕으로 끝내야 피부에 탄력감을 준다.

 
오후 3시부터는 한방복부찜질을 받는다. 복부에 거즈를 올리고 한약재와 밀가루, 겨자 등으로 만든 팩을 바른 뒤 그 위에 찜질기를 올리고 약 40분 동안 찜질한다. 온도가 서서히 높아지면서 기자의 이마에도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복부찜질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복부에 차 있는 숙변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된다. 저녁 6시에는 요가와 다도, 보식 강의가 요일별로 진행된다.

 
단식생들은 보통 단식 2~3일께 몸에 힘이 없고 기력이 빠지는 느낌을 받는다. 지속적인 탄수화물 섭취가 갑자기 중단돼 기초대사량을 채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흘째부터는 몸이 가벼워지면서 허기가 좀 덜하고 음식에 대한 집착이 사라진다. 단식중 구토나 어지럼증, 피부 발진을 호소하는 이도 있었다. 11일째 단식 중이던 조수현(33)씨는 “아침부터 심장이 뛰고 얼굴 등에 발진이 두드러졌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단식원에서는 일종의 명현 현상이며, 평소 건강하지 않았던 부분에서 독소가 배출되며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단식 사흘째 아침, 기자는 유난히 기운이 없고 머리가 멍해졌다. 척추 교정체조시간에는 평소보다 율동이 둔해지고 체조횟수도 다 채우지 못했다. 기자는 중간에 주저앉고 싶은 생각도 들었고 헛구역질도 나왔다. 권장량인 생수 2리터도 마시기 싫어졌다. 하지만 다음날 다시 기운이 돌아와 사흘째가 고비라는 것에 공감했다.

일정을 마치고 단식원을 나서는 기자에게 박정재 원장은 ‘보식’을 강조했다. 박원장은 “보식은 단식기간의 두 배 가량 지속해야 한다. 보식 식단으로는 국보다는 국물이 적은 찌개가 좋고 발효식품과 곡류가 적합하다”라고 귀뜸했다.

기자는 나흘간의 단식으로 체중이 약 3㎏ 줄고 식욕이 억제됐다. 피부도 한결 맑아진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큰 성과는 몸과 마음의 휴식으로 얻은 정신적 만족감이다. 단식은 몸과 마음에 휴식을 취하는 또 하나의 건강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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