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뒤에 가린 ‘부작용’
  • 황춘화.서수란 인턴기자 ()
  • 승인 2006.08.29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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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성현, 기형 야기할 수도... '부모 동의' 무시하는 병원 많아
 
10대들은 이제 성형을 가볍게 여긴다. 좀 일찍 하는 ‘번거롭고 귀찮은 화장’쯤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직 성장이 끝나지 않은 10대들의 무분별한 성형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10대가 성형을 할 때는 반드시 자신의 신체 조건과 나이를 고려해야 한다. 성장 시기에 코.턱 등 골격을 건드리는 성형은 뼈가 휘거나 성장이 멈추는 등의 기형을 야기할 수 있다. BK성형외과 서재돈 원장은 “쌍꺼풀 수술은 초등학교 때부터 가능하지만 안면 윤곽을 다듬는 수술은 고1 이하에게 시술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개인의 체질도 중요하다. 피가 잘 멈추지 않거나 마취에 쇼크를 받을 위험이 있는 알레르기성 체질, 수술 자국이 빨갛게 올라오는 켈로이드성 체질은 성형수술을 피해야 한다.

신체뿐만 아니라 10대들은 정신적으로도 취약하다.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성인에 비해 더 큰 심리적 충격을 받게 된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신동원 박사는 “10대는 바뀐 얼굴에 적응하는 시기다. 자고 일어나면 얼굴이 바뀌는데 얼굴에 칼까지 대면 얼마나 더 혼란스럽겠는가”라고 말했다.

정신적.신체적으로 미성숙한 청소년들이 성형수술을 받으려면 ‘부모 동의’는 필수다. 그러나 최근 부모와 상의 없이 성형외과를 찾는 10대들이 늘고 있다.

대부분의 성형외과에서는 부모 동의가 필요하다는 언급을 하지 않는다. 동의서를 받아와야 하냐는 질문에 그냥 말만 하고 오라는 정도. 민법상 미성년자가 경제 행위를 하려면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하지만 그 규정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2005년 1월에 쌍꺼풀 수술을 한 고2 여학생은 “의사가 묻지 않았기 때문에 몰랐다. 부모 동의가 정말 있어야 하느냐”라고 오히려 반문했다.

10대는 성인에 비해 충동적이다. 또래 집단의 영향을 많이 받는 10대들은 깊은 고민 없이 친구 따라 성형을 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위험 부담이 적지 않은 만큼 흉터 제거 등 피치 못할 사정이 없는 한 10대에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예뻐지고 싶다는 욕망, 연예인처럼 되고 싶다는 환상이 학교에까지 성형을 불러들였다. 환상만 존재하고 성형 부작용에 대한 인식은 부재한 10대 성형 문화. 그러나 성형도 엄연히 수술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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