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선택 위한 ‘황금 조언’
  • 김경훈(한국트렌드연구소장) ()
  • 승인 2006.12.0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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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판단력 강의 101> 데이비드 헨더슨/찰스 후퍼 지음·이순희 옮김·에코의서재 펴냄

 
<판단력 강의 101>는 우리가 매일 하는 작은 선택들을 학습시킬 목적으로 쓰여진 책이다. 경제학자이자 기업가 출신인 저자들은 자신들의 실제 경험과 많은 사례를 통해 선택의 순간에 경제학적 원리를 이용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예컨대 기회비용이라는 말은 초등학생들도 배우는 경제학 용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판단의 순간에 봉착했을 때 단련된 경영자들조차 이 개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들은 어느 제약회사의 사례를 들려준다. 이 회사는 신약을 개발해 임상실험을 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었는데 여기에 1천만 달러에 달하는 비용이 드는 데다 이 사안 말고도 여러 가지 투자에 관한 결정 사항들이 있었기 때문에 경영진은 몹시 고민하고 있었다. 예상 수익이 5억 달러나 되지만 당장의 급한 일들에다 현실적으로 1천만 달러라는 돈의 크기가 부담이 되어 투자를 주저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기회비용이라는 잣대를 들이밀면, 이 회사가 선택할 그 어떤 투자도 50배의 수익률이 예상되는 이 투자를 대신할 수 없었다. 즉, ‘자신이 포기한 가치 중 가장 높은 가치의 비용’이라는 기회비용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었다면 다른 투자를 포기하거나, 총 투자액을 늘려서라도 반드시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했던 것이다.

‘매몰비용’이란 개념도 좋은 판단력의 기준이 된다. 만일 당신이 지난 3년간 열심히 투자해 식당을 운영했는데 여전히 적자이고, 입지가 좋지 않아서 전망도 불투명하다면, 그리하여 식당을 접을지 말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상식적으로 식당을 접는 것이 옳은 것 같지만 정작 자기가 이런 상황에 놓이면 대부분은 그동안 들인 돈과 노력이 아까워서 식당을 접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당신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면 이미 패자다. 지금까지는 분명히 실패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미 투자했거나 지출한 비용 때문에 포기할 것을 붙잡고 있다면, 이는 바로 매몰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실패한 연애에 자주 미련을 두는 것처럼 돌이킬 수 없는 것에 막연한 기대를 걸고 포기하지 않아 매몰비용을 치르고야 마는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이처럼 우리가 흔히 맞닥뜨릴 수 있는 현실적인 사례를 판단력 키우기의 재료로 삼았다는 데 있다. 판단에 관한 좋은 책도 많지만 거기서 배운 내용을 현실에 적용하는 데 늘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것과 달리 현실에 적용하기 쉽다는 장점이 돋보이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사례가 비즈니스에 바탕을 둔 소재이기 때문에 경제적 선택과 관련한 고민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잘 맞춤화된 책이라는 점 또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추천인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장)
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허연 (매일경제신문 출판 담당 기자)

미래에셋투자연구소 이상건 수석연구원이 추천한 <투자의 미래>(청림출판 펴냄)나 <아이의 미래, 똑똑한 경제습관에 달려 있다>(흐름출판 펴냄)는 직접적 투자방법보다는 경제을 읽는 개념이나 태도, 습관 등에 집중한다.

허연 매일경제신문 출판 담당 기자가 추천한 <넥타이를 맨 바퀴>(황금나침반 펴냄) <인격이 운명이다>(21세기북스 펴냄) <인생 실험실>(예문 펴냄) 같은 책들도 노골적으로 성공의 비결을 설파하지 않는다. 역사적 인물들의 사례를 분석하거나 심리실험 결과를 통해 독자를 설득하는 ‘논리적 자기계발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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