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리케이션 시장은 ‘기회의 땅’
  • 반도헌 (bani001@sisapress.com)
  • 승인 2010.02.0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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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에 성패 달려 전문가 아니어도 도전 가능…개발 대행업체도 생겨날 듯

▲ 2XL 아시아 강현구 부사장이 스마트폰 게임 개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다윗은 돌물매(줄 끝에 돌을 매달아 원심력을 이용해 던지는 무기) 하나로 거인 골리앗을 쓰러뜨렸다. 이 이야기가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 자주 인용되는 것은 약자라도 용기와 필살기만 있다면 강자를 이길 수 있다는 교훈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싸울 전장이 있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이다. 애플 앱스토어, 안드로이드 마켓, T스토어, 쇼앱스토어 등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오픈마켓이 열리기 전까지 수많은 다윗은 통신업체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골리앗과 싸울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이제 오픈마켓은 그들에게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레이싱게임을 전문으로 하는 모바일 게임 개발업체 2XL은 직원이 20여 명 정도인 중소 업체이다. 2XL이 개발한 ‘스노크로스’가 게임업계 골리앗인 게임로프트 ‘노바’와 EA ‘니드포스피드 : 시프트’와 함께 지난 1월27일 열린 애플 아이패드 공개 행사에서 시연되었다. 제품 경쟁력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스노크로스’는 아이폰용으로 개발된 게임이지만 특별한 변환 작업 없이 아이패드에서 고해상도를 보여주며 부드럽게 구동되었다. 강현구 2XL아시아 부사장은 “업계 패러다임이 1세대 콘솔 및 PC 게임, 2세대 온라인 게임에서 3세대 모바일 게임으로 옮겨 갈 것으로 전망된다. 오픈마켓이 모바일 게임의 유통 구조를 혁신적으로 바꾸겠지만, 기존 메이저 업체들이 하루아침에 힘을 잃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그들도 하나의 경쟁 상대로서 진검 승부가 가능해졌다는 것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2XL은 잠재력이 큰 아시아 지역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한국을 선택했다. 한국을 거점으로 각국의 언어·문화·지역적 특징에 맞는 게임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강현구 부사장은 “한국은 온라인 게임을 중심으로 게임 문화가 발달해 있고, 개발자들도 수준 높고 열정적이다”라고 말했다.

“UCC 만들 듯 어플리케이션 제작도 보편화될 것” 전망도

‘헤비매크’ 변해준, ‘카툰워너’ 최강우, ‘어썸노트’ 백승찬 등 애플 앱스토어에서 성공한 사례는 똑같은 꿈을 꾸는 개인 개발자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많은 사람이 그들처럼 경제적으로 성공을 거두거나 혹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는 만족감을 얻기 위해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나서고 있다. IT 관련 파워블로거 이일희씨는 마음이 맞는 동료 2명과 함께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데에 나섰다. 작업은, 이씨가 기획을 맡고 프로그래머인 동료 2명이 직접 개발하는 협업 체제로 이루어진다. 첫 작품은 아이폰 전용 전화 기능 향상 무료 어플리케이션인 ‘spDial’이다. 현재는 증강 현실을 이용한 어플리케이션을 포함해 총 3가지 아이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의 작업은 아직까지는 파트타임에 가깝다. 주 업무를 마친 평일 늦은 시간과 주말이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시간이다. 이씨는 “지금은 경제적인 성공 가능성을 타진하는 단계이다. 가능성이 보이면 어플리케이션 전문 개발업자로 전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업이 아니라도 관계없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 전문 영역인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은 다른 이의 손을 빌리면 해결할 수 있다. 앞으로는 의뢰를 받아 아이디어를 어플리케이션으로 구현해주는 전문 개발업체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 김영한 창조경영아카데미 대표는 “주부에서 학생까지 컴퓨터에 문외한이라도 전문 개발업체를 통하면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킬 수 있다. 앞으로는 UCC를 만들 듯이 어플리케이션 제작도 보편화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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