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경쟁 교육에 급제동 걸겠다”
  • 안성모 (asm@sisapress.com)
  • 승인 2010.04.26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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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예비후보 /“밀실 행정 부르는 교육 관료화가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

 

ⓒ시사저널 이종현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예비후보는 “MB(이명박 대통령) 정권이 들어선 뒤 교육 양극화가 노골화되고 심화되었다.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려면 교육 양극화부터 해소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국방송통신대학 법학과 교수인 곽예비후보는 시민사회에 인권 운동을 정착시킨 대표적인 학자로 꼽힌다.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지난 4월21일 <시사저널> 사무실에서 곽후보를 만났다.

현재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교육의 목표가 잘못되었다. 교육은 더불어 사는 민주 시민을 육성하는 데 목표를 두어야 하는데, 지금은 사실상 명문대를 보내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학생의 20%만 성공하고, 나머지 80%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이 난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수업 및 평가 방식에서 혁신이 필요하다. 기계식·주입식 수업이 아니라 학생들이 서로 협동해 토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수업 형태로 바꿔야 한다. 성적이 아니라 적성을 깨우쳐주는 교육을 해야 한다.

선거가 진보 대 보수 구도로 진행될 것 같다.

교육에서 진보와 보수가 대립할 여지는 적다. 공통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고, 상당히 수렴된 처방을 갖고 있다. 그러나 MB식 교육 정책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이 부분을 시민들이 심판할 것이다.

진보 진영의 단일 후보로 선출되었는데.

살아 있는 교육에 대한 열망과 준엄한 명령이 담겨 있다. MB식 무한 경쟁 교육에 급제동을 걸어야 한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일부 후보의 경우 경선에 문제를 제기했다.

누가 과연 반MB 교육의 대표 주자인지, 누가 민주·진보 진영의 단일 후보로서 정통성을 갖는지 시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다. 물론 시민들의 고통을 덜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 있다면 협력해나갈 것이다.

최대 이슈 중 하나가 무상 급식이다. 왜 필요한가?

보편적 복지로서 무상 급식이 필요하다. 의무 교육 자체가 보편적 복지이다. 무상 급식은 의무 교육의 일환이다.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만 무상 급식을 하는 것은 선별에서 오는 낙인과 상처를 피할 수 없다.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가 관건인데.

유명한 명제가 있다. ‘해야 하는 일은 할 수 있다.’ 해야 한다는 당위를 확인했다면 그 다음은 의지의 문제이다. 다른 것을 아껴서 할 수도 있고, 우선순위를 바꿔서 할 수도 있다. 필요하면 돈을 더 걷어서 하는 방법도 있다.

교원단체에 속한 교사들의 명단이 공개되었다.

안하무인적인 행위이다. 법원의 명령을 안 지키는 것은 오만 방자한 권력이다. 그 배경에는 전교조에 대한 마녀사냥이 있다. 이번 선거를 ‘전교조 대 반(反)전교조’라는 가짜 프레임으로 치루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교육 비리는 어떻게 해야 사라질 수 있을까?

교육의 관료화가 가장 큰 문제이다. 교육이 관료화한다는 것은 밀실 행정을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이 어둡기 때문에 독버섯이 자란다. 교사와 학부모, 시민의 힘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정치권과의 연대에 대한 생각은.

시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가 교육 문제이다. 이 문제를 해소하려면 자치단체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선거 과정에서 정책을 중심으로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면 법의 테두리 내에서 연대가 이루어지지 않겠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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