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몸 푸는 ‘박근혜 대항마’들
  • 감명국 (kham@sisapress.com)
  • 승인 2011.01.0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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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지사·오세훈 서울시장 ‘탐색전’ 계속…“플레이오프 치른 뒤 박 전 대표와 대결 예상”

지난 11월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었다. 이날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처음 참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여의도 입성 과정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 전에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친박계인 서병수 의원은 “(친이명박계의) 의도적인 대선 주자 만들기가 아니냐”라며 격렬한 어조로 반대했다. 당초 친이계 핵심인 정두언 최고위원이 두 사람의 회의 참석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친박계의 반발이 더 컸다.

둘 다 표면적 행보는 자제

▲ 천주교 복지시설에서 봉사 활동 중인 김문수 지사 ⓒ연합뉴스

지금 친박계 인사들은 공공연하게 대선 주자 지지율 단독 선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세론’을 말하지만, 내심 김문수 지사와 오세훈 시장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친박계의 조직을 담당하는 한 핵심 인사는 “이재오 특임장관은 결국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동력이 많이 떨어졌고, 홍준표 최고위원은 최근 대권의 꿈을 접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 1~2년 새에 전혀 뜻밖의 인물이 등장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결국 친이계 대표 주자는 김지사와 오시장 중 한 명이 될 것으로 본다. 김지사는 당내 파워가 만만찮고, 오시장은 젊은 층에서 이미지가 좋다”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김지사측은 차기 대선 행보를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 대신 경기도정을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도지사직을 유지한 채 경선에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친이계의 대표 주자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고 있는 만큼 박 전 대표의 최근 행보에 대해 더욱 민감하다. 지난 12월에는 ‘광교포럼’이라고 하는 외곽 조직을 발족시키려 했다가 막판에 연기하기도 했다. 예정대로 진행되었더라면 박 전 대표의 ‘국가미래연구원’보다 먼저 치고 나올 수도 있었던 셈이다. 이에 대해 김지사의 한 최측근은 “경기도 지역 인사들을 중심으로 ‘너무 흩어져 있지 말고 모여 있자’는 의견이 나와 친목 모임 하나 만들려고 한 것이, 마치 무슨 대선 캠프나 되는 것처럼 확대 보도되다 보니 오해가 많았다. 특히 주변에서 ‘왜 우리는 소외시키느냐’는 항의가 잇따랐다. 그래서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 모임을 연기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인사는 “공개적 활동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지, 비공개적으로는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 아니냐”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미 내부적으로는 ‘작업’에 들어갔다는 의미이다.

▲ 학부모들을 만나는 오세훈 시장 ⓒ연합뉴스

오시장측은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라고 말하고 있다. 치열했던 지난 6월의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한 “시장에 당선되면 중도 사퇴하지 않겠다”라는 약속을 뒤집을 만한 명분도 마땅치 않다는 고충이 있다. 일각에서는 한때 김문수 지사에 밀리는 양상을 보이자 차기보다는 ‘차차기’(2017년)를 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최근 오시장의 행보를 보면 차기 도전으로 마음을 굳힌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지금의 여소야대 시의회 지형에서는 자신의 입지가 워낙 좁기 때문이다. 최근 무상급식 논란으로 ‘거대 야당’에 맞서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도 결국 “현 실정에서는 시정을 제대로 펼치기 어렵다”라는 명분 쌓기용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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