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곡동 특검, 이대통령까지 겨누나
  • 김지영 기자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2.11.0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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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종 전 경호처장·김백준 전 기획관 등 피의자 신분 소환

11월2일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오른쪽 두 번째)이 내곡동 사저 매입과 관련해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로 출두하고 있다. ⓒ 연합뉴스
‘내곡동 특검’의 칼끝이 갈수록 이명박 대통령을 향하는 형국이다.
특검은 ‘장남’ 시형씨와 ‘큰형’ 이상은 다스 회장을 소환해 조사한 데 이어,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과 ‘집사’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불러 조사했다. 시형씨와 김 전 처장, 김 전 기획관 등은 모두 피의자 신분이다. 부동산실명제법 위반과 배임 혐의가 그만큼 짙다는 것이다. 여기에 시형씨에게 현금 6억원을 전달한 이상은 회장의 부인 박 아무개씨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시형씨에게 6억원을 담보 대출받아 준 김윤옥 여사에 대한 조사 여부도 큰 관심거리이다.

부동산실명제법 위반과 배임 혐의 포착

특검 수사가 반환점(10월31일)을 돌면서 이대통령을 더 옥죄는 흐름이다. ‘내곡동 사건’이 지난해 10월 처음 불거진 직후부터 이대통령을 향한 의혹의 눈길이 적지 않았다. 김인종 전 처장은 지난해 <신동아> 12월호 인터뷰에서 “(이대통령이 내곡동 사저 부지를) 방문해서 오케이(OK) 하니까 산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에게) 다 보고를 드렸다. (검토하고 추진하는 데) 거의 1년이 걸렸다”라고 밝혔다. 이대통령의 ‘오케이’를 받아 ‘1년’에 걸쳐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것이다.

이대통령은 지난 2월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그 문제(내곡동 사저)가 나왔을 때 경호 문제가 매우 중요시된다고 해서 제가 앞으로 살아갈 집인데도 사실 좀 소홀히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 전 처장이 ‘1년’ 동안 검토하고 추진하면서 ‘보고’했음에도, 이대통령은 그것을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MB 금고지기’로도 불리는 김백준 전 기획관이 특검 수사의 핵심 인물로 떠오른 것도 이대통령에게는 여간 곤혹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대통령의 고려대 상대 2년 선배인 김 전 기획관은 35년 이상 이대통령과 인연을 이어왔다. 그에 대해서는 “MB의 프라이버시와 재산을 MB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이다. 내곡동 사건이 처음 불거졌을 때, 세간의 의혹 어린 시선이 가장 먼저 그에게 쏠렸던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김 전 처장은 <신동아> 인터뷰에서 “(내곡동) 사저(매입)는 각하 돈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총무비서관(김 전 기획관)이 알 필요도 없지”라고 말했다. 김 전 기획관과 내곡동 사저의 무관함을 주장했던 것이다. 특검에 앞선 검찰 수사 때도 수사 대상에 오르지 않았던 그였다.

하지만 특검은 김 전 기획관의 혐의를 강하게 의심한다. 특검 수사 초기에는 ‘참고인’으로 규정되었지만, 수사가 진행되면서 그는 ‘피의자’ 신분으로 바뀌었다. 특검이 그동안의 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단서를 포착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특검은 김세욱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사저 부지 매입 실무를 담당했던 경호처 직원 김태환씨 등으로부터 “김 전 기획관이 경호처에서 시형씨가 부담해야 할 부동산 중개 수수료 1천100만원을 받아갔다”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진술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김 전 기획관뿐 아니라 김 전 처장도 횡령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검은 김 전 기획관이 청와대가 내곡동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시형씨가 부담해야 할 6억~8억원 정도를 국고로 떠넘긴 배임 혐의에도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 주변에서는 “‘집사’인 김 전 기획관이 대통령의 지시 없이 독단적으로 일처리를 했겠느냐”라는 말이 오가고 있다.     

이대통령이 내곡동 사건과 연루된 단서도 특검에 포착되어 주목된다. 특검은 최근 내곡동 사저 부지에 있던 한정식집 ‘수양’을 철거했던 ㅅ업체 관계자를 불러 철거업체 선정 과정과 계약자 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업체 ㅅ사의 대표는 국민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대통령이 (철거) 계약 당사자이고, 세금계산서 발행도 대통령이 하셨다”라고 밝혔다. 3천만원 정도의 공사비 결제 역시 대통령 명의로 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형씨는 특검 조사에서 자신이 실제 부지 매입자라며, 검찰에 제출했던 서면 진술서에서 밝힌 진술을 번복했다. 하지만 이대통령이 건물 철거 계약의 주체로 밝혀질 경우, 시형씨의 주장은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11월14일까지 공소 제기 여부 결정해야

청와대는 ‘내곡동 부지를 시형씨 명의로 계약했던 것’에 대해 “대통령 사저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나면 주변 부동산 가격이 오르게 되고, 보안에도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그동안의 취재 과정을 돌아보면, 이같은 해명은 군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10월 내곡동 사건이 터지기 전부터 내곡동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내곡동 사저 부지에) 이대통령이 왔다 갔다” “(이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도 자주 왔다”라는 말이 회자되었다. 특히 서울 강남 일대에서 ‘큰 매물’을 주로 취급하는 부동산 중개업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같은 이야기가 오갔을 정도이다.

특검 수사를 통해 지난 검찰 수사가 얼마나 부실했는지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아울러 이대통령에 대한 의혹도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문제는 특검의 수사 기간(30일)이 불과 일주일 정도밖에 안 남았다는 점이다. 오는 11월14일까지는 공소 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필요할 경우 1회에 한해 15일(11월29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런데 칼자루를 쥔 것은 청와대이다. 특검 수사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던 청와대가 특검 연장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과거 특검에서는 최대 ‘90일’ 동안 수사를 벌였음에도 ‘용두사미’로 끝난 경우가 적지 않았다. 갈 길이 먼 특검으로서는 짧은 하루해가 아쉬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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