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그룹 재건 프로젝트 발목 잡는 악재들
  •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17.04.0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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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사고 이어 채권단 갈등까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건을 위해 순항하던 ‘박삼구호’가 난기류에 휘말렸다. 금호타이어를 되찾는 과정에서 박삼구 회장 측과 채권단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최근 사고로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해 박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점유율 기준 국내 2위, 글로벌 14위의 타이어 생산업체다.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2조9472억원, 영업이익 1200억원을 기록했다. 금호타이어만 되찾아오면 박 회장은 9년여 만에 그룹 재건 퍼즐을 사실상 완성하게 된다. 2015년 그룹의 모태 회사인 금호고속과 지주회사 격인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데도 성공했다. 

 

금호타이어만 되찾으면 그룹 재건 퍼즐 완성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주축인 채권단은 지난해 9월 금호타이어 지분 42.01%에 대한 매각공고를 내고 새 주인을 물색해 왔다. 올해 1월 가장 많은 금액을 써낸 중국의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박 회장은 더블스타가 제시한 금액보다 높게 인수가를 제시하면 금호타이어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인수 자금이 문제였다. 박 회장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채권단 측에 제안했다. 하지만 채권단이 ‘컨소시엄 불허’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양측의 분쟁이 시작됐다.광주 지역에서도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과거 쌍용차가 중국 업체에 매각됐다가 ‘먹튀 논란’을 빚은 것을 이들은 가장 우려하고 있다.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이 2016년 9월21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체임버 라운지에서 열린 코리아 세일 페스타 제2차 민관합동추진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급기야 금호타이어 문제가 호남 지역 대선주자들의 이슈 중 하나로 떠올랐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안희정 충남지사,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등 유력 대선주자들이 호남경선을 앞두고 잇달아 금호타이어 공장을 방문했다. 박 회장 역시 “컨소시엄을 불허하면 소송으로 맞서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채권단이 한 발 물러났다. 채권단은 3월28일 박삼구 회장의 요구를 조건부 수용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이 현실성 있는 컨소시엄 구성 방안을 채권단에 제시한다면 이를 받아들일지 다시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박 회장이 ‘반기’를 들었다. 박 회장 측은 “채권단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8일 입장자료를 내고 “산업은행의 이율배반적인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채권단의 결정은 불허나 다름없다.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의 허용 여부가 확실하지 않으면 컨소시엄에 참여할 전략적투자자(SI) 모집이 쉽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산은은 4월13일로 예정된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행사 기한까지 컨소시엄 방안을 제출하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금호타이어가 중국 기업에 넘어갈 수도 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금호그룹 경영난 책임은 결국 박 회장에게”

 

노조의 반응도 박 회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금호타이어 노조는 고용 보장이 불투명한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박 회장에게 재인수되는 것 역시 마뜩찮게 생각한다. 금호타이어를 포함한 그룹의 경영난에 대한 책임이 궁극적으로 박 회장에게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조만간 산업은행에 이런 내용을 정리한 입장을 산은 측에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금호그룹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박 회장 취임 후 무리한 M&A만 진행하지 않았어도 이렇게 그룹이 망가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시각이 내부적으로 적지 않다”며 “노조에서는 현재 경영 능력과 자본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박 회장의 발목을 잡는 것은 금호타이어 인수 문제만이 아니다. 3월15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일하던 검사과 직원 이아무개씨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내부 컨베이어벨트를 청소하는 과정에서 기계에 가슴과 어깨가 끼인 것이다. 급히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깨어나지 못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회사 측이 노사 협의 안전 규정을 어겼다는 내용이었다. 광주고용노동청은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공장 근로관리감독자의 안전 조치 위반 사항이 없었는지 등을 조사관을 파견해 조사했다. 사고가 난 컨베이어벨트의 가동 역시 조사가 끝날 때까지 잠정 중지시켰다. 일련의 문제들이 금호타이어 재인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측은 “노동청의 시정지시를 받아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청소 중 컨베이어벨트 반대편에 끼인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했다”며 “노동청의 시정지시를 받아 안전장치를 보완했고, 노동청으로부터 점검도 마쳤다”며 “향후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작업자들이 안전수칙을 잘 지킬 수 있도록 관리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사고는 이번만이 아니다. 광주고용노동청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의 산업재해율만 각각 5.73%와 5.11%를 기록했다. 경쟁사인 한국타이어의 금산공장과 대전공장의 재해율(0.99%․0.74%)이나 넥센타이어 공장 재해율(0.16%)을 크게 앞서고 있다. 이후 상황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들 공장의 근로자수가 2500명 전후로 비슷한 점을 감안하면 금호타이어 공장의 재해율이 월등히 높은 점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갈 길 바쁜데 광주 공장 사망사고까지…

 

금호타이어 측은 “회사의 산재율이 경쟁사보다 높은 이유는 근골격계 질환 등 비사고 산재가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경우 노조의 특수성 때문에 비사고 환자들의 사고 요청이 많다. 안전사고가 많아서가 아니다”며 “광주 지역의 산재 승인율이 80%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점도 한 요인이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 35배까지 경쟁사에 비해 산재율이 차이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국타이어나 넥센타이어에도 노동조합은 있기 때문이다. 다른 타이어 업체들은 재해가 발생해도 산재 처리를 하지 않고, 금호타이어만 반대라는 회사 측 논리는 상식적이지 않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광주고용노동청도 비슷한 입장이다. 노동청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사업주의 의지와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노동청 관계자는 “산재율을 낮추기 위해 여러 차례 감독을 실시하고, 지도를 했지만 재해는 감소하지 않았다”며 “금호타이어 측으로부터 산업재해 감소를 위한 세부 계획을 제출 받았지만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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