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 회복으로 한국 경제 재도약 발판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7.05.12 09:26
  • 호수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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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2017 굿 컴퍼니 컨퍼런스’ 시사저널 주최, 올해로 5회째 맞아

 

‘기업가정신’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고 포괄적이다. 혹자는 한문식으로 창직(創職)·창업(創業)으로 말하는가 하면, 한정된 자원으로 새로운 기회를 엿보는 행위 그 자체라고 에둘러 설명하는 이도 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되는 연구자료들을 보면 기업가정신에 앞서 ‘위기극복’과 ‘규제’를 기본 전제로 삼는 경향이 뚜렷하다. 성공이라는 결과물보다는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 정신을 더 높게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5년 세계지식포럼(다보스포럼)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아리아나 허핑턴 미국 허핑턴포스트 미디어그룹 회장, 디자이너 베라 왕을 분석한 글(기업가정신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유명 실패 사례)에서 세 사람이 기업가정신의 표상이 될 수 있었던 공통점으로 ‘위기관리’(Risk Taking)를 지목했다. 이 보고서는 아리아나 허핑턴이 출판사 36곳으로부터 거절당한 뒤 37번째 만에 자신의 첫 책을 낸 것이나, 베라 왕이 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탈락한 뒤 디자이너로 변신, 나중에 미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유니폼을 디자인해 준 것을 전화위복의 사례로 꼽았다.

 

확실한 것은 기업가정신은 국가나 기업의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실제 기업가정신이 살아 있는 국가들은 성장세가 뚜렷하다. 글로벌 기업가정신 조사기관인 GEDI의 2017년 세계 기업가정신 지수(Global Entrepreneurship Index)에서 1위는 83.4점을 얻은 미국이 차지했다. 그 뒤를 스위스(78점)·캐나다(75.6점)·스웨덴(75.5점)·덴마크(74.1점)가 이었으며, 아시아에서는 대만이 16위, 싱가포르가 24위, 일본이 25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27위에 랭크됐다.

 

시사저널이 주최하는 ‘2017 굿 컴퍼니 컨퍼런스’가 5월31일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개최된 ‘굿 컴퍼니 컨퍼런스’ © 시사저널 최준필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굿 거버넌스’도 논의

 

최근 미국 경제가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도 기업가정신과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 인구조사국은 기업의 신규 설립 비율(Entry Rate)과 퇴출 비율(Exit Rate)을 각각 분석한 ‘2014년 기업 역동성 통계(Business Dynamics Statistics)’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미국 산업계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자료로 많이 인용되고 있다. 단적으로 2009년과 2010년에는 신규 설립보다 퇴출이 많았다. 조사가 시작된 이후 퇴출이 신규 설립보다 많았던 경우는 그 전까지 1981년 오일쇼크 때가 유일했다. 하지만 2011년부터는 다시 신규 설립이 퇴출을 넘어섰으며, 가장 최근 기록인 2014년의 경우 신규 설립은 10.0%, 퇴출은 8.6%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영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가 4월4일 발표한 조사 결과(세계 최고 기업가정신 국가)는 더욱 충격적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와튼스쿨)가 시장조사기관 영 앤 루비컴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기업가정신이 살아 있는 국가 1·2위가 독일과 일본이었다. 미국(3위)과 영국(4위)을 앞선 결과다. 특히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일본의 수준 높은 교육 시스템과 공학 기술력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 일본 경제가 최근 침체기에서 벗어난 것이 허언이 아닌 것은 이러한 지표로도 설명된다. 반면 우리는 어떤가? 한국경제연구원이 조사하는 ‘한국의 기업가정신 지수’는 1976년 150.9에서 2013년 66.6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시사저널이 올해 굿 컴퍼니 컨퍼런스 주제로 기업가정신을 정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시사저널은 경기 불황을 탓하기보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 재도약이 필요하다고 봤으며, 기업가정신이 이를 뒷받침할 추진체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창업주 3~4세로 기업 경영권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기업가정신은 기업 구성원 모두에게 필요한 요소다.

 

시사저널이 올해 굿 컴퍼니 컨퍼런스에서 기업가정신과 연계해 내건 또 하나의 주제는 ‘굿 거버넌스’다. 5월9일 대선을 통해 새롭게 출범하는 새 정부는 올해 경제의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 굿 컴퍼니 컨퍼런스의 특별연설은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이 맡는다. 공정거래위원장과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인 김 회장은 이날 ‘시장경제하에서 바람직한 정부와 기업의 관계’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진행을 맡을 오종남 새만금위원회 민간공동위원장(왼쪽)과 특별연설을 할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 © 시사저널 임준선·연합뉴스

 

이후 기조연설 시간에는 나기라 유키오(柳樂幸雄) 일본 닛토덴코(日東電工) 회장이 나와 ‘사활을 건 한국 투자 결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닛토덴코는 ‘틈새시장을 찾아 공략하는 세계 최고의 기업’(Global Niche Top)을 모토로 삼는 일본의 대표적 부품·소재 기업이다. 이번 강연에서 나기라 회장은 사내 반발을 무릅쓰고 1990년대 말 결정한 자신의 ‘한국 투자’가 오늘날 닛토덴코의 성공에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를 소개한다.

 

 

이 밖에 첫 번째 세션에는 일본의 생활용품 기업 아이리스 오야마(IRIS大山)의 오야마 겐타로(大山健太郎) 회장이 나와 ‘아이리스 기업가정신’에 대해 설명한다. 두 번째 세션은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와 황인학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각각 ‘한국 기업가정신 무엇이 문제인가’와 ‘한국 기업가정신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강연한다. 세 번째 세션 시간에는 김대인 대흥소프트밀 회장의 인생역정이 펼쳐진다. 대한민국명장회 회장이기도 한 김 회장은 10대 중반부터 기능인의 길을 걸어온 공조·냉동분야 국내 최고의 기술명장이다.

 

이후 진행될 특별강연 시간에는 현재 KBS라디오 《김난도의 트렌드플러스》와 《경제를 배웁시다》에 고정 출연하고 있는 전미영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이 ‘소비로 본 한국 기업가정신-어제와 오늘’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편 시사저널과 인싸이트컨설팅그룹이 공동으로 조사하는 ‘굿 컴퍼니 인덱스’(GCI)는 오전 시간에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와 공공기관별로 기업 순위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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