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주사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 노진섭 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7.05.2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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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섭 기자와 건강 챙기기] 건강을 유지하는 비법과 꼼수

 

얼마 전 한 지인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최근 몸살 기운이 있었던 그는 동네 의원에서 칵테일 주사를 맞았습니다. 칵테일 주사란 비타민에 그럴듯한 여러 성분을 섞은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후 구역질, 어지럼증 등 부작용이 발생해서 병원 응급실 신세를 진 것입니다. 며칠 동안 고생한 후 퇴원했습니다만 다시는 칵테일 주사를 맞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 Pixabay

이런 일을 주변에서 종종 발견합니다. 피곤하다 싶으면 링거를 맞는 사람이 있고, 감기 기운이 있으면 비타민 주사를 찾기도 합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대학병원 교수는 이런 주사를 거의 처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주사가 특정 증상이나 질환에 효과적이라면 대학병원 교수가 권장할 것입니다. 외국 의학계의 흐름, 최신 치료 방향을 두루 살피는 대학병원 교수가 그런 주사를 처방하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처방할 만큼 효과가 없기 때문입니다. 

 

많은 의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런 주사를 맞을 돈으로 고기나 채소를 사 먹고, 운동 열심히 하고 잠을 푹 자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잘 먹고 몸을 움직이고 숙면할 때 우리 몸의 면역력이 향상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폭식하고 운동하지 않고 잠도 적게 자면서 자신의 건강을 약에 맡기려는 게 현대인의 모습입니다. 

 

예전에 한 세미나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유명한 대학병원 교수에게 일반인이 다가와 반가움을 표한 후 건강 유지에 어떤 음식을 먹으면 좋겠냐며 조언을 구했습니다. 그 의사는 그에게 음식 섭취량을 줄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러자 조언을 구한 그 사람은 냉정하게 뒤돌아서서 다른 곳으로 갔습니다. 그 당시 분위기는 이랬습니다. '비법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음식을 줄이라는 일반적인 말을 하는 것 보니 저 의사는 실력이 없네.' 사실 의사는 최선의 비법을 알려줬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러 의사가 강조하는, 건강을 유지하는 최고 비법은 항상성입니다. 규칙적으로 먹고, 자고, 운동하라는 겁니다. 규칙적인 생활은 하지 않으면서 특정 음식이나 주사 따위에 의존하려는 행동은 건강을 챙기는 비법이 아니라 꼼수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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