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後] 시사저널 보도로 파장 커지자 뒤늦게 폐쇄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7.09.22 14:37
  • 호수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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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목사·전직 신부 운영한 장애인 센터 비리 의혹

 

시사저널 보도로 세상에 처음 알려진 전주의 한 장애인 주간보호센터 비리 의혹에 대해 결국 감독기관이 ‘센터 폐쇄’라는 강경 조치를 취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해당 센터는 여성 목사 이아무개씨와 전직 신부 김아무개씨가 기부금 불법 모금, 불법 의료시술 등 범법행위를 펼친 장소로 검찰이 지목했던 곳이다.

 

8월22일 시사저널은 이 목사와 김 전 신부가 함께 센터를 운영하며 수억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가로채고, 이씨의 경우 다수의 장애인 및 남성들에게 불법으로 봉침을 시술해 왔다는 의혹 등을 단독으로 보도했다([단독]‘전직 국정원장도 당한 목사와 전직 신부의 사기 사건’ 기사 참조). 전주 지역에서는 이 보도로 커다란 파장이 일었다. 이어 9월16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관련 내용을 방영하면서 이씨와 김씨에 대한 여론의 공분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상태다.

 

여성 목사 이아무개씨가 대표며, 전직 신부 김아무개씨가 센터장으로 있는 전주의 한 장애인 주간보호센터 © 시사저널 박정훈·고성준

 

시청 “이씨 허위경력 사실 직접 확인”

 

센터 폐쇄 결정까지 마지막 청문 절차가 남아 있지만, 감독기관인 전주시청 측은 이씨와 김씨가 검찰수사를 뒤집을 만한 결정적 반박 자료를 내놓지 않는 한 10월 내 문을 닫을 예정이다. 전주시청은 9월15일 센터에 대한 폐쇄를 결정한 후 이씨와 김씨 측에도 청문 일정을 통보한 상태다. 애초에 9월29일로 청문 날짜를 정했지만, 이들에 대한 법원의 3차 공판일과 겹쳐 다음 달 중순으로 연기했다.

 

이씨와 김씨 측은 시·도청의 센터 폐쇄 논의가 시작된 직후부터 꾸준히 자신들의 억울함을 표출하며 폐쇄 결정 보류 및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시사저널 보도 직후인 8월28일 시·도청 담당 직원들이 현장점검을 위해 불시에 센터를 방문했을 때도 이들은 직원들에게 자신들의 무죄를 밝힐 증거라며 문서 자료를 대량 제출했다. 당시 센터를 방문했던 도청 담당자는 8월2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 입장에선 이들이 내놓은 자료를 무시할 수 없어, 센터 폐쇄를 잠시 보류하고 문서를 하나하나 검토했다. 지난 6월 검찰에서 이들에 대해 구속이 아닌 불구속 처분을 내린 데에도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시·도청에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할 다양한 자료들을 제출해 왔다. 그러나 시·도청은 이들이 낸 자료들 중 폐쇄 결정을 번복할 만한 근거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춘배 전주시청 장애인시설팀장은 9월20일 통화에서 “이씨와 김씨 측에서 현재 자신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니 재판이 마무리될 때까지 결정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지난 9월5일 2차 공판만 봐도 폐쇄 결정에 대한 확신을 갖기에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센터 폐쇄 권한이 있는 전주시청은 이씨가 2010년 센터 설립을 신고할 당시, 시청에 허위 경력증명서를 제출했다는 의혹에 중점을 두고 폐쇄 논의를 진행했다. 검찰도 6월말 이씨를 기소할 당시 이씨가 허위 경력서를 제출해 시청으로부터 인가를 받았다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한 바 있다. 이씨는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충남 소재의 한 노인시설에서 근무하며 센터 설립에 필요한 자격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도청 직원들은 이씨 주장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이달 초 직접 해당 노인시설을 방문했다. 해당 시설과 논산시청 등을 통해 알아본 결과, 그 기간 시설 근무자 명단에 이씨의 이름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이씨는 기소 후에도 자신의 경력이 허위라는 사실을 부인했다. 그런데 이씨는 시사저널 보도 직후 자신이 일했다고 주장한 충남 논산의 요양원에 찾아가 “자기가 근무했던 것으로 이야기해 달라”고 회유를 시도했던 사실이 공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센터 폐쇄와 동시에 전북도청은 센터의 운영주체이자 이씨가 대표로 있는 ○○장애인자활지원협회 역시 말소하기로 결론 내렸다. 말소가 확정될 경우 더 이상 협회 이름을 내세워 어떠한 활동도 하지 못하게 된다. 협회 등록이 말소되지 않으면 센터가 문을 닫은 이후에도 계속 이곳을 통해 기부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도청 측 판단이다.

 

보도 직후인 8월만 해도 도청 측은 비영리민간단체로 세워진 협회에까지 제재를 가해야 할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도청이 이씨와 김씨로부터 받은 협회 회원 명단과 회비 납부 내역을 검토한 결과, 협회 설립 의도나 활동 면에서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고 판단해 말소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 최환 전북도청 장애인복지팀장은 “혹시 협회 문패를 내린 이후에도 이들이 협회 이름으로 모금활동을 지속할 경우, 도청 차원에서 이들을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이후 추가적인 모금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시사저널 제소…시·도청에도 고소 협박

 

이씨와 김씨 측은 시사저널 보도 직후, 시사저널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고 각각 5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들은 성금 횡령과 자녀 입·파양 문제, 그리고 봉침 시술을 통한 갈취 행위 등 시사저널이 제기한 모든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향후 법적 조치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관련 보도를 한 전주 지역 방송국과 센터 폐쇄 결정을 내린 시·도청에도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꾸준히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강력한 대응 의지와는 반대로, 그동안 감춰져 온 이들의 잘못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는 여론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시사저널 보도 후 이씨는 후원 요청 창구로 삼아 온 SNS 계정을 닫아버렸으며, 김씨 역시 최근 게시물과 댓글들을 하나둘 삭제했다.

 

여기에 9월16일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시사저널 보도내용이 다뤄지면서 이씨가 센터 직원들에게 후원금 상납을 요구하는 음성과, 담당 PD에게 돈봉투를 주는 장면 등이 그대로 방영돼 파장은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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