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력·방향성 가늠키 어려워진 신재민 사건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1.0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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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 시도에 기재부조차 충격
야당은 특검 추진 ‘군불때기’

'자살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 '아니다. 동명이인이라더다.' '동명이인 아니다, 사실이라고 한다.' 

1월3일 오전, 단체 카카오톡방(단톡방)마다 지라시가 쉴 새 없이 올라왔다. 정부의 KT&G 사장교체 시도와 적자국채 발행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관련 내용이었다. 신 전 사무관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전언(傳言)과 그 반대 내용, 사실과 추측을 넘나들며 알려졌다. 

1월3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고 잠적했다 후송된 서울 보라매병원 응급실에서 경찰 관계자들과 직원 등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 연합뉴스
1월3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고 잠적했다 후송된 서울 보라매병원 응급실에서 경찰 관계자들과 직원 등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 연합뉴스


신재민, 유서 남기고 극단 선택 시도 

이후 경찰의 공식 확인으로 사건 윤곽이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0분께 신재민 전 사무관이 자살을 암시했다는 112신고가 그의 대학 친구로부터 접수됐다. 신 전 사무관 친구는 이날 오전 7시 신 전 사무관에게서 '요즘 일로 힘들다' '행복해라'는 내용의 예약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경찰에 말했다. 

경찰은 긴급히 소재 파악에 나섰다. 우선 신 전 사무관 거주지인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고시원에서 3장짜리 유서와 휴대전화를 발견했다. 이어 여성청소년 수사팀과 강력팀을 투입, 고시원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등 신 전 사무관 동선 추적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 11시19분 신 전 사무관 모교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 그가 쓴 글로 추정되는 글이 올라왔다. '신재민2'란 이름의 글쓴이는 자신이 현재 극단적 선택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나라가 좀 더 좋아지길 바랐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부 고발을 인정해주고 당연시 여기는 문화, 비상식적인 정책결정을 하지 않고 정책결정 과정을 국민들에게 최대한 공개하는 문화" 등도 언급했다. 

오후 12시40분쯤 경찰은 관악구의 한 모텔에서 신 전 사무관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에도 그는 극단적 행동을 시도한 상태였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건강상태는 양호하며, 일단 안정을 취하게 하려고 병원으로 후송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신 전 사무관의 목 부위에서 찰과상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도착 당시 의식은 있는 상태로, 현재 치료 중이며 절대 안정이 필요한 상태"라며 "치료 경과는 환자 동의 없이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무사해 다행, 눈물 날 지경" 

급박했던 상황만큼 각계에 던지는 충격파도 상당했다. 신재민 전 사무관의 고발 대상이자, 이에 대응해 그를 검찰에 고발했던 기재부조차 예외가 아니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신 전 사무관 발견 소식에 대해 "무사해 정말 다행이다. "(소식 듣고) 안도감이 들고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신 전 사무관의 고발 내용과 관련해서는 "한 번 더 정리해 말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 말씀을 드리겠다"면서도 "코멘트를 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황스러움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신 전 사무관 고발을 취하할 생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홍 부총리는 "그 이후의 일은 또 정리를 다시 해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수희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은 신 전 사무관이 "가면우울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울한 마음을 감추기 위해 오히려 더 밝게, 자주 웃는 것"이라면서 "어제 신 전 사무관이 긴급 기자회견에서 웃기도 하는 모습에 '겉으로는 웃지만, 속은 얼마나 답답하고 두려울까. 저런 아들의 모습을 보고 있는 부모님 마음은 오죽할까' 여러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지난해 12월3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한 여당 의원은 신 전 사무관의 폭로 유튜브 영상에서 '돈 벌려고' 라며 피식 웃는 장면만 잘라 반복하고 비아냥거렸다"며 "공감 능력을 상실한 현 집권세력은 더는 진보가 아닌 기득권 좌파세력일 뿐이란 실망감을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KT&G 사장교체를 지시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한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이 1월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청와대가 KT&G 사장교체를 지시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한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이 1월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태우 폭로까지 더해 특검 군불때는 야당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더 나아가 "제가 앞장서 신재민 전 사무관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손혜원, 신 전 사무관 맹비난하다 자살설 돌자 글 삭제" 기사 링크를 걸고 "신 전 사무관의 극단적 압박감은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기재부가 젊은 공익제보자의 입을 막으려는 폭력을 하면서 불거졌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하 의원은 "신 전 사무관은 개인적 모욕 뿐 아니라 검찰 수사 등에 대한 변호사 비용 문제 등으로 심리적 압박을 느꼈을 것이다. 저부터 신 전 사무관을 적극 보호하겠다"며 "당과 상관없이 제 개인적 차원에서 신 전 사무관을 위한 무료 변호인단부터 구성해 적극 대응에 나서겠다. 지금 신 전 사무관을 보호하지않으면, 앞으로 양심적 공익제보자는 결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한국당은 신 전 사무관의 고발 내용과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인 김태우 수사관이 폭로한 '청와대 특감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해 특검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당은 특검을 도입하려면 바른미래당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보고 양당 공조에 공들이는 작업도 병행했다. 이날 사건으로 한국당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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