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해운대 폐역사 활용방안 놓고 의견 ‘팽팽’
  • 부산 = 김완식 기자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19.01.1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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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소유주 철도공단·코레일, 상업시설 개발
주민, “시민 품으로 돌려 달라” 반발

부산의 폐역사인 부산진역과 옛 해운대역의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상업개발을 추진하자 주민과 사회단체, 관할 지자체까까지 가세해 “시민의 품으로 돌려 달라”며 반발하고 있다. 

KTX 개통 이후 여객 수가 현저하게 줄어 2005년 폐역이 된 부산진역에 대해 동구청은 진역 일대에 철도박물관 등을 건립하자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1905년 문을 연 부산진역은 과거 완행열차의 시발·종착역으로 중요한 역이었든 만큼 시민을 위한 시설로 조성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내에 유일하게 남은 팔각지붕 역사인 옛 해운대역은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에 따라 2006년 폐쇄된 곳이다. 현재 옛 해운대역사와 정거장 부지는 해운대해수욕장 주 진입로와 연결된 노른자위 땅이 됐다.  ⓒ연합뉴스
국내에 유일하게 남은 팔각지붕 역사인 옛 해운대역은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에 따라 2006년 폐쇄된 곳이다. 현재 옛 해운대역사와 정거장 부지는 해운대해수욕장 주 진입로와 연결된 노른자위 땅이 됐다. ⓒ연합뉴스

국내에 유일하게 남은 팔각지붕 역사인 옛 해운대역은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에 따라 2006년 폐쇄된 곳이다. 현재 옛 해운대역사와 정거장 부지는 해운대해수욕장 주 진입로와 연결된 노른자위 땅이 됐다.

땅 소유자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부산시에 제공하고 남은 옛 해운대 정거장 부지를 협약에 따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전체 부지에서 3분의 1 이상을 녹지·광장 등으로 조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지역주민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해운대역사에 고층건물을 비롯해 상업개발은 안 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105년 역사 지닌 부산진역사, 시민 위한 시설로 활용돼야”

문을 닫은 2005년부터 방치되고 있는 부산진역 일대를 토지 소유주인 코레일과 철도시설관리공단이 업무·상업시설로 개발하기 위해 사업을 진행하자, 시민 품으로 돌려 달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부산진역 통합개발 추진위원회와 동구 주민 300여명은 1월9일 오후 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105년 역사를 지닌 부산진역사를 시민 품으로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부산진역 인근에서 태어난 안용복 선생을 기념하는 공원을 이곳에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할 지자체인 동구도 이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동구는 해당 부지에 철도시설관리공단이 추진하는 영남본부 사옥과 상업시설 건설에 대해 북항 재개발사업과 연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두 차례 건축심의를 반려하는 등 사업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동구는 남북철도연결이 성사된 만큼 유라시아철도 시·종착점인 부산역과 2㎞가량 떨어진 부산진역을 철도박물관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2월부터 철도박물관 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예산 1억5000만원을 들여 타당성 용역도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기초단체와 시민단체의 요구가 성사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부산진역 일대 부지 1만6000㎡는 코레일이 84%, 철도시설관리공단이 16%를 소유하고 있다. 철도시설관리공단은 해당 부지에 공단 영남사옥과 오피스텔이 포함된 복합시설을 계획하고 2013년 건설사에 이미 사업권을 넘긴 상태다.

코레일 측은 코레일 소유 부지에 상업 업무 복합시설로 개발하기 위해 사업자 공모를 추진해 왔으나 무산된 적이 있기 때문에 지자체와 협의해 개발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최형욱 동구청장은 “국토부와 해양수산부를 방문해 철도박물관 건립 취지를 설명할 것”이라며 “북항 통합개발 기본계획에 부산진역이 포함돼 난개발을 막고 역사성 있는 공간으로 삼아야한다”고 복안을 전했다.

1월9일 오후 동구 주민 300여명이 부산진역 앞에서 집회를 열고 “105년 역사를 지닌 부산진역사를 시민 품으로 돌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부산 동구
1월9일 오후 동구 주민 300여명이 부산진역 앞에서 집회를 열고 “105년 역사를 지닌 부산진역사를 시민 품으로 돌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부산 동구

 

옛 해운대역 폐선부지 상업개발…주민, 공원‧지하 주차장 요구

옛 해운대역사 정거장 부지(2만5000㎡) 내 상업 시설 건립도 논란이 뜨겁다. 철도시설공단은 지난해 12월19일 해운대구청에서 가진 주민설명회에서 옛 해운대역사 정거장 부지에 주민 커뮤니티 공간과 공원이 포함된 저밀도·저층 시설을 짓는 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철도시설공단은 전체 대상 부지 2만5391㎡ 중 36%에 해당하는 9120㎡를 녹지·광장 등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설명했다. 공단 측은 그러면서 “철도 시설 부채가 20억 원에 달해 적절한 수익으로 부채를 줄이려고 부지를 개발하는 것”이라며 “사익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운대구 주민은 “공단 측이 주민도 모르는 ‘깜깜이 행정’을 하면서 상업개발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해운대역사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주민들은 또 “고층 건물 난립으로 해운대의 바람 길이 바뀌었다. 더는 난개발은 안 된다”고 지적하며 “정거장 부지에 공원과 지하 주차장을 만들면 교통난이 해소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24일 부산 해운대구 옛 동해남부선 해운대역사 광장에서 열린 ‘옛 해운대역사 일원 공원화 촉구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24일 부산 해운대구 옛 동해남부선 해운대역사 광장에서 열린 ‘옛 해운대역사 일원 공원화 촉구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설명회에 참석한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이번 사태가 국가의 땅은 국민의 소유라는 걸 인식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고, 하태경(바른미래당‧해운대갑) 의원은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는 일제가 국민으로부터 빼앗은 재산을 국가가 잠시 관리하는 것”이라며 “국유재산을 지자체에 돌려주는 방안에 대해 법제처와 협의하겠다”며 주민들의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부산의 한 인사는 “부산의 두 폐역사가 토지 소유주인 코레일과 철도시설관리공단의 자본 논리에 밀려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게 될지, 공원 등으로 변신해 시민의 곁에 남을 수 있을지는 시민의 몫”이라면서 “우리나라의 폐역사의 변신이 성공한 사례가 여러 곳이 있는데 성공변신 뒤에는 폐역사를 살리겠다는 시민들의 강한 의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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