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으랏차!’ 벽안 스님들의 유쾌한 ‘노동’
  • 전남 장성 = 정성환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9.03.0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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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맞이 나무 심기에 분주한 벽안 스님들
장성 백양사서 10여년째 ‘깨달음’ 수행 중
ⓒ시사저널 정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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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일 오후, 전남 장성의 백양사. 지난 겨울 굳게 닫혀있던 산문을 열고 나온 스님들이 울력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세 사람은 벽안의 스님들이다. 고참 의연 스님의 지도로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며 삽과 곡괭이로 웅덩이를 능숙하게 파고 있다. ‘산사의 봄’은 이렇게 육체를 수행하는 일부터 시작되는가 싶다. 의연 스님은 “원래 조계종에서는 스님들의 노동을 금하고 있다”며 “최근 한 천주교 신자로부터 기증받은 7년생 복숭아나무 두 그루를 심기 위해 점심 공양 후 잠시 짬을 내 울력을 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시사저널 정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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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폴란드와 러시아, 멕시코에서 온 30대 초중반의 스님들은 출가한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이들은 출가 후 행자생활과 강원 4년을 거쳐 비구계까지 받았다. 인적도 드문 고요한 산사에서 스님들은 매일 오전 3시에 일어나 오후 9시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최소한 하루 10시간 이상 참선을 한다. ‘나는 누구인가’ ‘무(無)’ ‘이 뭣고(是甚)’ 등의 화두(話頭)를 잡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 정진하는 것이다. 폴란드에서 왔다는 선정 스님은 “백양사 선원은 참선 전통이 강하고 수행하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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