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게이트①] 승리는 과연 결백한가
  • 유지만·조해수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3.04 08:00
  • 호수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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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츠비’, 온갖 의혹 관련설 돌아
폭행 사건으로 시작된 ‘버닝썬 의혹’, “게이트 비화”

처음 폭행 사건이 불거질 때만 해도 사태가 이렇게 걷잡을 수 없이 커지리라곤 예상치 못했다.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의 고객인 김상교씨가 버닝썬 관계자로부터의 폭행과 경찰 유착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면서 촉발됐던 이른바 ‘버닝썬 사건’은, 어느덧 내부 관계자들의 마약 투약 의혹과 함께 이 클럽의 이사를 맡았던 유명 아이돌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에게까지 확산됐다. 버닝썬의 공동대표였던 이문호씨는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으며, 승리는 거래처 관계자에 대한 성접대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이제 이 사건은 버닝썬을 넘어 또 다른 지점을 향하고 있다. 김씨가 제기한 의혹대로 버닝썬 직원들과 경찰의 유착 관계가 일부 확인되면서 ‘게이트’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버닝썬과 아레나 등 강남 클럽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정·관·재계 유력 인사들의 자녀 다수가 버닝썬 등 클럽에 드나들었다”고 말했다. 사건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형국이다.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승리는 경찰에 자진 출석해 장시간의 조사를 받았다. 이미 SNS 등에서는 숱한 의혹과 제보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경찰과의 유착 정도가 아닌, 훨씬 더 큰 의혹들이 무성하다는 지적이다. 소설 《위대한 개츠비》에서 착안해 ‘승츠비’로 불렸던 승리는 위대해질 수 없는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폭행 사건’에서 거대 ‘게이트’로 비화 조짐

모든 의혹의 출발은 폭행 사건이었다. 1월28일 MBC 보도를 통해 지난해 11월24일 버닝썬에서 손님인 김상교씨가 클럽 관계자들에게 폭행당하고, 출동한 경찰이 피해자인 김씨를 오히려 가해자로 몰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씨는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에게 추가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경찰이 피해자인 자신보다는 버닝썬을 비호하려 했다며 클럽과 경찰 간의 유착 의혹도 제기했다. 

강남경찰서와 버닝썬 측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강남경찰서는 보도 직후인 1월29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신고자 김씨와 클럽 직원 장씨에 대해 상호 폭행 등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로 모두 입건, 강력팀에서 엄정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신고자가 욕설을 하고 소란을 피워 체포했다며 모든 책임을 김씨에게 돌렸다. 버닝썬 측은 폭행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사건의 시작은 김씨가 클럽 내에서 성추행을 저질렀기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클럽 내에서 속칭 ‘물뽕’(GHB)을 이용한 성폭행이 이뤄졌고, 경찰관과의 공공연한 유착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건이 급속히 덩치를 불렸다. 결국 경찰은 민갑룡 경찰청장까지 나서 “클럽 내 마약과 성범죄를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관 유착 의혹 등을 조사하기 위해 1월30일 광역수사대를 전담수사팀으로 지정했다.

광수대 수사 결과 브로커로 지목된 전직 경찰관 강아무개씨가 관할서인 강남경찰서 경찰관들에게 금품을 전달한 정황이 나오면서 파문이 커졌다. 광수대는 강씨가 강남서 경찰관 2명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돈의 성격과 출처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강남서뿐만 아니라 관할인 역삼지구대 경찰관의 계좌 추적에까지 나섰다. 

마약 의혹 역시 사실로 드러났다. 버닝썬의 이문호 공동대표의 모발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버닝썬의 MD(Managing Director)로 활동한 중국인 여성(일명 ‘애나’)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성분을 알 수 없는 액체와 흰색 가루를 확보했으며, 2월18일에는 버닝썬 직원 조아무개씨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승리가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장면 ⓒ MBC 화면캡처
승리가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장면 ⓒ MBC 화면캡처

‘승리 클럽’으로 여론 관심 모았으나 제 발목 잡아

이 사건은 단숨에 여론의 관심을 받았다. 현재 승리는 버닝썬의 운영과 성상납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강남의 또 다른 유명 클럽 ‘아레나’의 고객 시절 거래처 관계자들에게 성상납을 지시하는 듯한 메신저 내용이 폭로되면서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승리는 버닝썬의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버닝썬을 운영하는 업체인 버닝썬엔터테인먼트의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승리는 버닝썬의 사내이사였으며, 사건이 불거진 뒤인 1월24일 사임했다. 감사로 등재돼 있었던 승리의 어머니 강아무개씨도 같은 날 사임한 것으로 나와 있다. 

버닝썬의 대표로 등재된 이문호 대표는 승리와 ‘특수관계인’으로 알려져 있다. 승리와 이 대표의 관계에 대해 잘 아는 한 인사는 “두 사람은 사실상 ‘경제공동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승리의 라면 사업과 클럽 버닝썬, 라운지바 몽키뮤지엄 운영 사업 전반에 걸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는 버닝썬을 운영하기 전에 아레나에서 일했다. 아레나 초창기인 2014년경부터 파티 기획을 담당하는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승리와 이 대표 사이에 대해 잘 아는 한 인사는 “승리는 이 대표가 일하던 아레나의 VIP 고객이었으며, 두 사람이 동갑내기라 곧 절친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이후 두 사람은 클럽 버닝썬에서 합작을 하기에 이르렀다. 승리는 자신의 SNS나 방송 출연을 통해 자신이 버닝썬의 대표를 맡고 있다고 소개하며 클럽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 사이 버닝썬은 강남에서 소위 가장 ‘핫’한 클럽으로 성장했다. 승리는 “직접적으로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승리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도 “승리가 클럽 운영에 직접 연관된 적이 없다”는 내용의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버닝썬에 마약을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인 여성 ‘애나’가 자신의 SNS에 승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하고 ‘승리대표’라 밝힌 부분과 승리가 방송에 나와 클럽 운영에 직접 참여한다고 밝힌 내용이 알려지며 의혹은 오히려 더 확산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승리가 거래처 관계자들에게 성상납을 지시하는 듯한 메신저 내용이 공개되면서 파문은 더 커졌다. 연예매체 SBS funE의 2월26일 보도에 따르면, 승리는 2015년 12월 사업 관계자들과의 카카오톡 메신저 채팅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방문 사실을 알리며 “아레나에 메인 자리를 마련하고 여자를 부르라”고 지시했다. 승리는 2016년 3월 각종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유리홀딩스를 설립하고 유아무개씨와 공동대표에 취임했다. 2015년 말은 유리홀딩스를 준비하기 위해 사업 관계자들과 한창 만나고 있을 시기였다. 

메신저 공개 보도가 나오자 승리와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 측은 “조작된 자료”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YG엔터테인먼트는 보도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본인 확인 결과 해당 기사는 조작된 문자 메시지로 구성됐으며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고 해명했다. 이어 “YG는 유지해 왔던 기조대로 가짜뉴스를 비롯한 루머 확대 및 재생산 등 일체의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닝썬 사업 관여 의혹에 대해서도 추가 폭로가 나왔다. 2월28일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승리가 버닝썬 이름으로 자신의 생일파티에 룸살롱 여성들과 재력가들을 불러 파티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승리는 2017년 12월9일 필리핀 팔라완섬의 리조트를 통째로 빌려 150여 명의 지인을 초대해 생일파티를 열었다. 생일파티 초대자 리스트에는 ‘승리대표 게스트’로 표시돼 있었으며 해외의 재력가나 유명 연예인, 룸살롱 여성 등이 포함돼 있었다. 승리는 파티에만 5억~6억원가량의 돈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파티에는 ‘버닝썬 동업자’인 이문호 대표도 동참했다. 

자신이 운영에 참여했던 클럽 버닝썬에서 ‘성접대’를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가 2월28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 뉴시스
자신이 운영에 참여했던 클럽 버닝썬에서 ‘성접대’를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가 2월28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 뉴시스

“공공연한 불법·탈법 구조 기본적으로 장착”

좀처럼 의혹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결국 승리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승리는 2월27일 밤 9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직접 출석했다. 조사를 마친 후 승리는 “모든 의혹에 대한 조사를 마쳤으며, 언제든지 다시 불러주면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약 의혹에 대해서는 소변 검사와 모발 검사를 실시했으며, 1차 검사 결과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조사 직후 승리는 일본 공연 등 모든 해외 콘서트를 취소했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더욱 큰 의혹이 불거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마약 투약 의혹의 경우 어디로 불똥이 튈지 모르기 때문이다.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승리가 마약 투약 혐의를 벗더라도, 버닝썬 관계자들 중 누구라도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엔 추후 상황을 장담할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 마약 수사의 경우에는 한 명을 잡을 경우 다른 투약자들에 대한 얘기도 함께 나온다. 이런 경우 수사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도”

실제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사위 사건도 재등장했다.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버닝썬 직원 조아무개씨가 과거 김 의원의 사위 이아무개씨에게 마약을 판매하고 함께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2015년 2월 마약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의 유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이씨에게 코카인과 필로폰 등을 판매하고 이씨와 함께 코카인을 투약한 인사가 바로 조씨였다. 마약이 오간 장소는 클럽 아레나를 포함한 강남 클럽 세 곳과 인근 주차장 등이었고, 클럽 화장실이나 강원도의 리조트 등에서 실제 투약이 이뤄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 재판 당시 15차례나 마약을 투약하고 거래한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집행유예 판결이 나오고 검찰도 항소를 포기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강남 클럽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마약 문제는 ‘태풍의 눈’이다. 만약 마약 문제가 주변으로 확대되면 손댈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마약과 관련돼 강남의 클럽 몇 곳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유착 의혹도 확대 기로에 서 있다. 현재 경찰은 버닝썬 외에 강남 대형 클럽의 유착 문제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다. 실제 강남 유명 클럽 아레나의 강아무개 회장은 지난해부터 탈세 혐의로 경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상황이다. 강 회장은 전관 출신 변호사들을 동원해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레나와 버닝썬의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이문호 버닝썬 공동대표와 승리는 아레나의 운영방식을 그대로 도입해 버닝썬을 설립했다. 신생업체인 버닝썬의 유착구조와 성폭력 문제도 아레나에서 건너왔다고 볼 수 있다”며 “공공연한 불법·탈법 구조가 이 세계엔 기본적으로 장착돼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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