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소, 여전히 가능성 있다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3.2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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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추가 기소 없다" 결론 내렸지만, 특검보다 독립적이란 뉴욕 남부검찰은 수사 진행 중

취임 때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던 ‘러시아 스캔들’이 근거 없는 의혹으로 그치는 분위기다. 로버트 뮬러 특검팀이 트럼프 선거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사실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소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의견이 있다. 그 배경엔 특검보다 입김이 세다고 알려진 뉴욕 남부 연방검찰(Southern District of NY·SDNY)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로 돌아가기 위해 플로리다주 팜비치 공항에서 전용기를 탑승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와 관련, 공모 혐의에 대해 "가장 터무니없는 처사"라며 "완전하고 전면적인 무죄 입증"이라고 거듭 말했다.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로 돌아가기 위해 플로리다주 팜비치 공항에서 전용기를 탑승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와 관련, 공모 혐의에 대해 "가장 터무니없는 처사"라며 "완전하고 전면적인 무죄 입증"이라고 거듭 말했다. ⓒ 연합뉴스

 

SDNY는 맨하탄 등 뉴욕주의 8개 카운티를 관할하는 검찰이다. 테러, 금융사기, 권력 부패 등 굵직한 사건들을 주로 도맡아왔다. 미국 전역의 93개 연방검찰청 중 가장 영향력이 크다고 알려져 있다. SDNY 스스로도 홈페이지를 통해 “획기적이고 역사적인 사건들을 기소해온 미국 최고의 사법기관”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법무부 산하에 있지만 정부는 물론 백악관의 지시도 곧이곧대로 듣지 않을 만큼 독립적이다. 그 강직한 성격 때문에 ‘뉴욕 독립 연방검찰(Sovereign District of NY)’이란 별칭이 붙었을 정도다. 

이철재 뉴욕주 변호사는 3월24일 “뮬러 특검은 법무부의 명령을 받지만 SDNY는 다르다”며 “특검이 (수사 과정에서) 알짜배기 사안들을 SDNY로 넘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SDNY는 특검 출범 전부터 독자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왔다. 지난해 4월엔 ‘트럼프의 집사’ 마이클 코언 변호사에 대한 수사를 주도하며 각을 세웠다. 코언 변호사는 결국 2월26일 의회 청문회에서 대통령의 불법행위를 폭로했다. 그 파장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요인으로 지목될 만큼 컸다. 이와 같은 코언 청문회의 배경엔 SDNY의 강한 수사 압박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뮬러 특검의 22개월에 걸친 수사 내용이 실제 SDNY에 넘어갔다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 뉴욕의 주요 매체 뉴욕매거진은 3월22일 “뮬러 특검보다 훨씬 더 치명적인 SDNY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특검보다 더 넓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USA투데이는 3월23일 “SDNY는 트럼프가 본인 선거캠프의 부정에 모두 관여했지만 드러나지 않은 공모자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미국 대통령의 기소 여부에 대해선 장담하기 어렵다. 미국 헌법은 법을 어긴 대통령에 대한 탄핵 권한을 의회에 부여했다. 탄핵 후엔 기소가 가능하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의 기소에 대한 내용은 헌법에 나와 있지 않다. 미국 법무부는 대통령에 대한 기소는 피한다는 방침을 두고 있다. 하지만 데이비드 켈리 전 SDNY 검사장은 MSNBC에 “법무부의 방침과 상관 없이 SDNY는 현직 대통령을 합법적으로 기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뮬러 특검은 3월22일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수사 결과 보고서를 법무부에 제출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법무부는 검토를 거쳐 추후 의회를 통해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의회가 법무부에게 넘겨받은 4쪽짜리 보고서 요약본에 따르면,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해 추가 기소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24일 기자들에게 “완전하고 전면적으로 면죄를 받은 것”이라고 했다. 이철재 변호사는 그러나 “트럼프의 하수인 격인 법무장관이 보고서 전문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상황”이라며 “트럼프가 면죄부를 받은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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