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종합경기장 부지 14년만에 개발…시민단체 ‘반발’
  • 전북 전주 = 정성환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9.04.1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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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시민의 숲 1963’ 프로젝트 발표
숲·마이스·판매시설 조성…상권보호위해 대형쇼핑몰 제외
일부 시민단체·정치권 반발 무마 ‘관건’

전북 전주시의 숙원인 전주종합경기장 부지가 14년 만에 개발된다. 1980년 건립된 전주종합경기장은 그동안 개발과 재생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체육시설로서 기능을 상실했다. 시의 이번 결정으로 사람·생태·문화를 담은 시민의 숲과 MICE산업의 혁신기지 탄생에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하지만 전주시가 보존을 고수하던 기존 공약을 뒤집는 것이어서 시민단체와 정치권 반발이 거세지는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김승수 전주시장이 4월 17일 시청에서 1980년 건립돼 체육시설로서 기능을 상실한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개발 계획을 밝히고 있다. ⓒ전주시
김승수 전주시장이 4월 17일 시청에서 1980년 건립돼 체육시설로서 기능을 상실한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개발 계획을 밝히고 있다. ⓒ전주시

 

부지 80%에 ‘시민의 숲’ 조성…‘마이스 전진기지’로 도시재생 

김승수 전주시장은 17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주종합경기장 부지를 재생방식을 통해 사람·생태·문화를 담은 시민의 숲과 MICE산업의 혁신기지로 개발하는 ‘시민의 숲 1963’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에 따르면 종합경기장 부지(12만2975㎡)를 △정원의 숲 △예술의 숲 △놀이의 숲 △미식의 숲 △MICE의 숲 등 크게 다섯 주제로 2023년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정원·예술·놀이·미식 등 네 가지 테마 부지는 종합경기장의 흔적과 기억을 살려 재생된다. 나머지 4만㎡의 MICE 숲에는 전시컨벤션센터와 200실 이상 규모의 호텔, 백화점, 영화관 등이 들어서게 된다. 

전주종합경기장 전체 부지는 전주시가 소유하게 되며, 롯데백화점이 들어서는 판매시설 부지만 ㈜롯데쇼핑에 50년 이상 장기 임대해준다. 

롯데쇼핑은 해당 토지에 백화점과 영화관을 건립하는 대신 전시컨벤션센터를 지어 전주시에 기부채납하게 된다. 호텔도 20년간 운영 후 전주시에 반환된다. 롯데백화점은 서신동에서 이전해 와 50년간 임대 사용한다. 이는 당초 롯데쇼핑이 복합쇼핑몰 등을 계획하면서 제시했던 대체시설 건립 민자사업 규모와 맞먹는다. 

시는 당초 대형쇼핑몰과 백화점, 영화관을 건립하려던 계획에서 현재 서신동 롯데백화점과 영화관을 이전시키는 정도로 사업계획을 축소시켰다. 특히 지역상권 보호를 위해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판매시설 면적이 애초 6만4000여㎡에서 절반 이하인 2만3000㎡로 줄어들었다고 김 시장은 부연했다.

전주시는 종합경기장 대체시설로 전주월드컵경기장 인근에 900억원을 투자해 1만5000석 규모의 1종 육상경기장과 8000석 규모의 야구장을 새로 지을 방침이다.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개발 조감도 ⓒ전주시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개발 조감도 ⓒ전주시

이로써 2005년부터 전주종합경기장 활용 계획을 놓고 전주시와 전북도 간 펼쳐졌던 마찰은 일단락되게 됐다.

전주시는 지난 2005년 전북도 소유인 종합경기장을 무상으로 넘겨받고 경기장과 야구장 등을 시 외곽에 지어주겠다는 양여계약서와 이행각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뚜렷한 개발 방향을 찾지 못한 전주시는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전주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롯데쇼핑을 민간사업자로 선정하고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종합경기장 이전·개발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민선 6기 김승수 시장은 지역상권 붕괴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자체 재원으로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 같은 시민공원으로 개발하기로 하고 롯데쇼핑에 계약해지를 통보하면서 또다시 중단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시민의 성금을 모아 지은 종합경기장 용지를 매각하지 않고 지역경계 피폐를 막기 위해 판매시설도 최소화해 지역상권을 지켜내면서 종합경기장 부지 재생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일부 시민단체·정치권 “공약 파기했다”…전주시 “장기임대, 공약파기 거론 무리”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반발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를 비롯해 전북도 중소상인연합회는 이날 오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과 약속인 공약을 버렸다”면서 “기존 시민과의 약속을 이행하라”고 시를 압박했다. 정의당 전주시위원회도 기자회견을 갖고 “전주시장은 전주종합경기장을 롯데공원으로 만들려한다”면서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는 공약파기를 거론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종합경기장 일부 부지를 2012년 민간사업자로 선정된 롯데에 장기임대해 주는 것만으로 공약파기를 거론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시 입장으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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