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철규 “김학의 동영상 2012년 말 입수, 경찰에 제공하지는 않았다”
  • 조해수·유지만 기자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19.04.2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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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이철규 자유한국당 의원 통해 2013년 1월7일 김학의 동영상 최초 확인

시사저널은 2013년 1월7일, 이철규 당시 경찰 치안정감을 통해 ‘김학의 동영상’을 최초 확인했다. 현재 자유한국당 국회의원(강원 동해·삼척)인 이 의원은 시사저널과 만나 “사업가 최○○씨를 통해 권○○씨를 만나 김학의 동영상을 입수했다”고 처음으로 경위를 밝혔다. 최씨는 이 의원의 고향인 강원도 출신 사업가이며, 권씨는 성접대 피해 여성이다. 권씨는 2012년 11월, 김학의 전 법무차관 등에게 성접대를 강요한 것으로 지목된 윤중천 전 중천산업개발 대표를 성폭행 등 혐의로 서초경찰서에 고발한 인물이다. 이를 계기로 김학의 사건이 알려지게 됐다. 

이 의원은 “사적으로 알게 된 것이기 때문에 김학의 동영상을 경찰에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시 금품수수 혐의로 기소돼 경기지방경찰청장에서 직위 해제된 상태였다. 즉, 경찰이 김학의 동영상을 입수한 시점이 경찰이 밝힌 것처럼 3월19일이 맞다는 것이다. 또한 이 의원은 “정치권에 김학의 동영상과 관련된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학의 사건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먼저 검찰이 김학의 사건을 은폐 또는 축소했는지 여부다. 검찰은 2013년 당시는 물론 2014년 수사에서도 김학의 사건을 무혐의 처리한 바 있다(2014년 7월16일자 “검찰이 꺼뜨렸던 별장 성접대 불씨 되살아나다” 기사 참조). 

시사저널은 이철규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2013년 1월7일 김학의 동영상을 최초 확인했다. ⓒYTN 캡처
시사저널은 이철규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2013년 1월7일 김학의 동영상을 최초 확인했다. ⓒYTN 캡처

경찰이 동영상 입수한 시점은 언제

두 번째는 2013년 3월13일 김 전 차관 내정 전에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김학의 사건을 인지하고도 임명을 강행하기 위해 외압을 행사했는지 또는 경찰이 허위보고를 했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경찰이 김학의 사건에 대한 어떤 보고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시사저널 취재 결과, 경찰은 김 전 차관 내정 전에 청와대에 수차례 보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4월4일자 “[단독] 이정현 전 정무수석도 ‘김학의 사건’ 알고 있었다” 기사 참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경찰이 김 전 차관 임명 전에 동영상을 입수하고도 입수하지 않은 것처럼 허위보고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이 김학의 동영상을 입수한 시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찰이 김 전 차관으로 보이는 인물이 성관계를 하고 있는 동영상을 확보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시점은 2013년 3월19일이다. 김 전 차관 내정 6일 후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보다 훨씬 일찍 동영상을 보거나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은 3월2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2013년 3월13일 오후 4시40분경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실에서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현 자유한국당 대표)을 만나 ‘(내가) 동영상을 봤는데 몹시 심각하다. (김학의가) 차관에 임명되면 문제가 굉장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박 장관은 동영상 입수 경위에 대해서는 “박지원 의원(당시 민주통합당)으로부터 얻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2013년 3월초에 경찰 고위 간부로부터 동영상 CD, 녹음 테이프, 사진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당시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은 3월28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2013년 1월에 동영상을 봤다”고 말했다.

ⓒ양선영 디자이너
ⓒ양선영 디자이너

“직위해제 상태여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권씨는 최근 검찰 재수사단에 출석해 “윤 전 대표를 고소한 후인 2012년 말, 이철규 (당시) 청장을 만나 이 사건과 관련해 여러 가지를 상의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저널이 이 의원을 통해 김학의 동영상을 확인한 것은 권씨가 이 의원과 만난 직후인 2013년 1월7일이다. 이 영상은 컴퓨터에 재생된 것을 휴대전화로 재촬영한 것이다. 즉, 직위해제 상태이긴 했지만 경찰에 소속돼 있던 이 의원이 2012년 말 동영상을 이미 확보해 놓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는 경찰이 김학의 동영상을 입수했다고 밝힌 3월19일보다 두 달 이상 빠른 시점이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지난 4월3일 기자와 만나 당시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2013년 1월7일, 시사저널은 당신(이 의원)을 통해 김학의 동영상을 직접 확인했다. 동영상을 어떻게 입수하게 된 것인가.

“(사업가인) 최○○이 2012년 말 연락이 왔다. 강원도 원주 별장에서 성폭행이 이뤄졌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 별장에 고위층 인사들이 연루돼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김학의, □□□ 등이 등장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최씨를 통해 (성접대 피해자인) 권씨를 만나게 됐다. 이때 최씨를 통해 김학의 동영상을 받았다.”

최씨와 권씨가 왜 당신에게 상의한 것인가.

“사건 자체가 강원도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내가 강원도 출신이라서 지역 사정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권씨에게 어떻게 조언해 줬나.

“사건이 워낙 민감했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경찰을 믿고 경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라고 말했다. 특히 당시 (나는) 뇌물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을 때였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또한 (나는) 이 사건으로 직위해제가 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뭘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경찰에 알리지 않았나.

“말한 것처럼 당시 직위해제가 된 상태였기 때문에 경찰에 알릴 수 없었다. 이 사건은 이미 서초경찰서에 신고가 된 상태였기 때문에 경찰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또한 검찰이 나를 뇌물수수로 엮어서 기소를 한 마당에, 내가 나서서 검찰 최고위층(김학의)이 연루된 사건을 얘기하고 다니면 ‘보복 수사, 표적 수사’라는 말이 나올 것이 불을 보듯 뻔했다. 경찰이 알아서 잘 수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후에도 경찰에 협조한 것은 없나.

“이 사건을 다루는 수사라인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내가 개입할 이유가 없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당시 나는 직위해제 상태였기 때문에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다만, 김학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인터넷을 통해 성접대 리스트에 내 이름이 거론됐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명예훼손에 대한 소송을 진행했을 뿐이다.”

박지원 의원이 당시 경찰 고위 간부를 통해 김학의 동영상을 입수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 시사저널 측에도 동영상을 보여주기만 했을 뿐, 동영상 자체를 제공하지는 않았지 않나. 굉장히 민감한 문제이고, 또한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영상을 제3자에게 넘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았다.”  

경찰이 동영상을 입수한 시점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가 입수한 동영상을 경찰에 제공한 적이 없다. 검찰이 이런 문제를 걸고넘어지면서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의 본질은 검찰이 ‘제 식구 감씨기’ 식으로 김학의 사건을 은폐한 것이다. 지금 검찰 재수사단은 허위보고 운운하며 당시 경찰 수사라인들을 전부 조사하고 있는데, 이 사건을 은폐한 당시 검찰 수사라인은 왜 조사하지 않나.” 

이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박지원·이용주 의원 등은 다른 루트를 통해 동영상을 확인한 셈이 된다. 이용주 의원은 당시의 상황에 대해 “2013년 1월 정도에 (동영상) 이야기가 많이 돌았다”면서 “중앙지검 특수부에서 근무했던 나도 그런 말이 있다는 소리를 들어서 어떻게 구해서 보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모를 수가 없었다고 본다”면서 “청와대에서 (김학의 사건과 관련해) 황교안 (당시) 법무장관과 상의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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