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사람을 공격하는 이유 네 가지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5.06 17:00
  • 호수 154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따듯한 동물사전] 개 물림은 보호자 책임 커…3년간 6883명 병원행

최근 사람이 개에 물리는 사고가 유난히 많이 발생한다. 부산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한 남성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뛰쳐나온 대형견에 중요 부위를 물려 봉합 수술을 받았다. 경기도 안성에서는 산책하던 60대 여성이 잠깐 풀어놓은 도사견에 물려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19구급대가 개 물림 사고로 병원에 이송한 환자는 6883명에 달한다. 사고가 반복되면서 일부 사람들은 개에 대한 혐오를 노골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과 키우지 않는 사람들의 갈등도 깊어가고 있다. 

개들이 사람을 공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의 공격성은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사회적 공격성이다. 구성원 간의 관계가 안정되어 있지 않을 때 불안정한 관계를 정립하기 위한 공격성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영역적 공격성이다. 자신의 영역에 낯선 사람이 왔을 때 동물 대부분이 경계한다. 이런 경계의 표시에도 상대가 접근했을 때 공격적인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세 번째는 공포에 의한 공격성이다. 익숙지 않은 환경이나 낯선 사람, 동물에 노출됐을 때 보일 수 있는 공격성이다. 반려견 대부분이 이처럼 공포나 불안감에 의해 공격성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은 통증에 의한 공격성이다. 특정 신체 부위나 기관에 통증이 있는데 이를 상대방이 건드리거나 만지려고 할 때 민감한 반응이나 무는 행위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개가 정신적으로 정상적인 상태라면 공격성을 보이기 전에 반드시 경고 의사를 나타낸다. 몸은 긴장해서 움직임이 적어지고 입술이 말려 올라가 이빨을 드러내 보이거나 으르렁대는 소리를 내는 게 대표적인 경고의 표시다. 귀 모양이나 꼬리의 위치는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자신의 우월성을 드러내는 공격성의 경우 귀가 쫑긋 서 있거나 앞을 향해 있지만 불안감이나 공포에 의한 공격성을 나타내는 경우는 귀가 뒤로 누워 있다. 꼬리는 우위를 주장하는 개들의 경우 위로 치켜세워 있지만 불안감에 휩싸인 개들은 아래로 말려 들어가 있다. 

간혹 이런 경고의 표현 없이 공격성을 보이는 경우가 존재한다. 또 불필요한 상황에서 이해할 수 없는 공격성을 보이는 개도 있다. 주인으로부터 반복적으로 공격성을 훈련받았거나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로 해석할 수 있다. 사람으로 치면 정신병에 걸린 것과 같다. 이런 경우 반드시 전문가를 통한 행동교정과 치료가 필요하다. 

ⓒ pixabay
ⓒ pixabay

정상적인 개, 공격 전 반드시 경고 의사 표시  

개 물림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열쇠는 결국 보호자에게 있다. 개의 공격성은 개를 통제하지 못하는 주인과 함께 있을 때 더욱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서두에서 언급한 두 건의 개 물림 사건만 봐도 그렇다. 부산에서 발생한 사건의 여성 보호자는 혼자서 온전히 통제가 불가한 대형견 두 마리를 데리고 밖으로 나온 상태였다. 안성에서 발생한 사건의 보호자는 평소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맹견이 혼자 밖으로 뛰쳐나가게 하는 실수를 했다.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에게는 많은 책임이 주어진다. 사람과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걸 명확히 인지시켜야 한다. 거주하는 지역을 벗어나 낯선 사람과 마주치는 상황에서는 자신의 반려견을 온전히 통제할 수 있도록 평소에 많은 공부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보호자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개 물림 사고는 예방될 수 있고 반려견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도 함께 좋아질 것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