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손석희 JTBC 대표이사(62)의 폭행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단 배임에 대해선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손 대표와 진실 게임을 벌였던 프리랜서 기자에 대해선 공갈미수 혐의를 적용,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5월22일 손 대표의 배임·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선 불기소 의견으로, 폭행 혐의에 대해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갈미수·협박 혐의로 고소당한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47)에 대해서는 공갈미수 혐의만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손 대표의 배임에 대해 혐의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지난 5월7일 그에 대한 보강 수사를 요청한 바 있다. 경찰은 검찰의 지휘를 받아 보완 수사를 진행한 뒤 배임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5월20일 해당 사건을 송치하라고 얘기했고, 이르면 이번주 중 경찰이 송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송치 받은 뒤에 전반적으로 수사 내용을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가 실제로 배임한 것이 아니어서 배임 미수에 해당하는데, 김씨와의 대화만으로 배임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경찰과 검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손 대표가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구체적 논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리상 배임 혐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손 대표가 김씨에게 용역 사업을 제안한 것과 관련한 사실관계는 모두 인정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손 대표를 폭행치상 혐의로 고소했지만, 상해 정도가 심하지 않다고 판단해 폭행 혐의만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손 대표가 김씨에게 손을 댄 것은 인정했다”면서 “폭행에 대한 양측의 진술이 엇갈리고 실제로 폭행을 한 것인지 명확히 가려낼 방법은 없지만, 손을 댄 행위 자체는 정황상 폭행으로 볼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상해로 볼 수 있는지를 다시 살펴볼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프리랜서 기자 김씨가 지난 1월10일 오후 11시50분께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주점에서 손 대표가 자신을 폭행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 발단이 됐다. 김씨는 “손 대표가 연루된 교통사고 제보를 취재하던 중 손 대표가 기사화를 막고 나를 회유하려고 JTBC 기자직 채용을 제안했다. 제안을 거절하자 손 대표가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김씨는 손 대표를 폭행치상·협박·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손 대표 측은 “김씨가 불법으로 취업을 청탁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협박했다”며 김씨를 공갈미수·협박 등의 혐의로 맞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