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이 캄캄해지고 어지럽다면 심장내과로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5.2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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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느리게 뛰는 ‘서맥’일수도…인공심장박동기 시술로 치료 가능 

눈앞이 캄캄해지는 어지러움은 단순 빈혈 때문이 아니라 심장 이상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심장이 느리게 뛰는 서맥 부정맥일 때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진은선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서맥성 부정맥을 방치하면 뇌를 비롯해 주요 장기에 산소 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지럽거나 눈앞이 깜깜해지는 증상 이외에도 맥박이 느리게 뛰는 것 같이 느껴지면 반드시 심장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보통 심장 박동은 분당 60~100회다. 서맥은 분당 50회 미만이다. 이때만 해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분당 40~45회 미만이거나 수 초 이상 심장이 멈추는 정도로 심해지면 어지럼증‧실신‧운동 시 호흡곤란과 같은 증상을 느끼게 된다.  

심장 박동을 만드는 부위(동결절)가 약해지거나(동기능 부전), 심방과 심실이 연결된 전기통로가 약해진 것(방실차단)이 주요 원인이다. 노화로 기능이 떨어진 셈이어서 특별한 치료제가 없다. 유일한 치료법은 인공심장박동기를 심장에 다는 것이다. 

인공심장박동기 시술 장면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인공심장박동기 시술 장면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주로 왼쪽 가슴 부위를 약 3cm 열어 피부밑에 납작한 기계를 넣고, 기계에 연결된 전깃줄을 혈관을 통해 심장 안에 넣어 두는 것으로 끝난다. 인공심장박동기는 배터리로 작동하기 때문에 수명이 있다. 그 수명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9~15년이다. 배터리 수명이 다 되면 기존 기계를 새로운 기계로 교체한다. 진 교수는 “전신마취가 필요한 수술도 아니고 심장을 여는 수술도 아니기 때문에 시술 자체의 위험도는 낮은 편이다. 순간적으로 심장이 수 초 이상 멈추는 증상이 나타나면 정신을 읽고 쓰러질 수 있어 고령이라는 이유로 시술을 미루지 말고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심장박동기는 전기장판, TV, 전자레인지 등 생활가전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일상생활에는 거의 지장이 없다. 최근 인공심장박동기는 대부분 MRI 검사에도 지장을 받지 않지만, 일단 의료진과 상의한 후 MRI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마 의자의 강한 진동은 박동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비행기를 탈 때 통과해야 하는 공항검색대의 탐지기에 강한 전기장이 있다. 탐지기를 통과하지 않도록 인공심장박동기 환자임을 증명하는 카드를 관계자에게 보여주고 우회하면 된다. 또 고압선을 가까이에서 만지거나, 초대형 스피커 바로 앞에서 작업하는 등 강한 전기장에 노출은 피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부정맥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13만9618명 중 서맥성 부정맥 환자는 9048명이다. 환자가 많지는 않지만, 그만큼 잘 알려지지 않아 무기력증‧어지럼증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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