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천 종합병원서 슈퍼박테리아 감염 환자 숨져
  • 인천취재본부 이정용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19.09.2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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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응급실서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 감염”
“수술 중 감염확률 높아…직접 사망원인, 검토해 봐야”

인천시내 종합병원에서 척추골절수술을 받고 패혈성 폐색전증으로 숨진 환자가 ‘슈퍼박테리아’로 불리는 ‘다제내성균’에 감염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확인된 다제내성균은 병원에서 감염될 가능성이 높은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으로 확인됐다. MRSA는 주로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감염될 확률이 크고, 깊은 상처가 있거나 면역력이 약한 환자에게 패혈증을 유발시킬 수 있는 등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의 한 병원 의사가 응급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은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 시사저널 박은숙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 시사저널 DB.

26일 시사저널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올해 6월23일 인천시 미추홀구에 소재한 종합병원에서 척추골절수술을 받은 카자흐스탄 국적의 A씨(29)가 숨졌다. A씨가 이 종합병원에 입원한 지 13일 만이다.

종합병원 측은 A씨가 숨진 원인에 대해 ‘패혈증’이라는 소견을 내놓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패혈성 폐색전증’이라고 분석했다. 경찰은 A씨가 ‘병원 내 감염’의해 숨졌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의료진의 과실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숨진 A씨는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에 MRSA에 감염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의료진은 조사과정에서 “응급실에 오랫동안 잠복해 있던 MRSA가 A씨의 몸에 침입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했다. 이는 A씨의 진료를 담당하는 의료진이 병원 내 감염을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MRSA 감염경로에 대한 역학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역학조사가 진행되려면 한 곳의 의료기관에서 2명 이상의 감염환자가 발생해야 한다는 기준 때문이다.

MRSA는 사망률이 높은 6종의 슈퍼박테리아 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법정 감염균’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반코마이신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환자가 감염되면 패혈증을 일으키는 등 치명적일 수 있다. 1961년에 영국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약물의 오·남용이 발생원인으로 꼽힌다.

인천지역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MRSA는 이미 1980년대 초반부터 우리나라에 토착화됐다”며 “병원환경의 청결과 의료기구 소독, 환자의 면역력 등이 MRSA 감염과 연관성이 있으며, 수술 중에 감염될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A씨는 올해 6월11일 오전 10시쯤 인천시 미추홀구의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근무하다가 3.3m 높이에서 떨어진 낙하물에 허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인근 종합병원에서 척추골절수술 후 치료를 받아오다가 13일 만에 숨졌다.
 
이에 A씨의 유족은 올해 7월30일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관 관계자와 함께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씨가 갑자기 숨진 원인을 명확히 밝혀 달라”는 내용이 담긴 진정서를 인천미추홀경찰서에 제출했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의료사고전담수사팀은 A씨의 진료기록 등을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보내 정밀 감정을 의뢰하는 등 의료진의 과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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